판매 부진에 성장 둔화…고정비 감축 노력
희망퇴직 접수…물류센터 매각 후 재임대
마케팅 투자로 재무구조 악화…M&A 매물도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1세대 화장품 로드숍들이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인위적 구조조정이나 물류센터 매각에 나서고 있다. 주력 브랜드들의 판매 부진으로 매출이 둔화되자 월급 등 고정비용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1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잇츠스킨'을 운영하는 잇츠한불 은 만 31세 이상 임직원 전원을 대상으로 8월 한 달간 희망퇴직 접수를 받는다. 근속 연수와 접수 정원 제한도 두지 않았다. 희망퇴직 지원자에게는 일반 퇴직금 외에 특별 퇴직금이 지급되나 구체적인 보상액은 미정이다.
주력 브랜드인 잇츠스킨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잇츠한불 은 2분기 별도 기준 매출액이 351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4.88% 줄어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영업이익은 10억원 수준으로 추정돼 영업이익률이 2.85%에 불과하다. 자회사 네오팜을 제외한 단독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른 로드숍들 형편도 비슷하다. 토니모리는 이달 중순 충남 천안의 물류센터를 250억원에 매각했다. 이는 자산총액의 12.24%에 해당한다. 최근 실적 부진에 경기 불황으로 공장 운영에 따른 부담이 커졌다. 토니모리는 물류센터를 매각한 후 세일즈앤리스백 방식으로 10년간 물류센터를 재임차해 사용할 계획이다. 매각차익은 80억원 수준이다.
이와 관련 토니모리 관계자는 "매각 자금 일부는 컨시크 등 서브브랜드를 통한 온라인, 홈쇼핑, 헬스앤뷰티(H&B) 등 신채널로의 사업확장과 해외진출을 위한 자금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멀티 브랜드숍 '눙크'를 개설하며 판매채널 다변화를 꾀하고 있는 에이블씨엔씨 도 상황은 비슷하다. 주력 브랜드인 '미샤'의 부진과 더불어 오프라인 매장 인테리어 비용 등을 늘리면서 판매관리비가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의 경우 판관비가 약 58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3% 늘었다.
색조 화장품으로 유명한 투쿨포스쿨도 인수합병(M&A)시장 매물로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투쿨포스쿨은 최근 노무라증권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경영권 매각 절차에 착수했다. '먹는 화장품'으로 유명했던 스킨푸드도 경영난을 못 이기고 작년 회생 절차를 밟았다. 다음달 23일 최종 절차인 채권자 관계인 집회를 앞두고 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개별 로드숍 매장이 효율 면에서 온라인스토어나 H&B스토어에 뒤진다는 것은 이제 부인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인 듯하다"며 "M&A나 포트폴리오 다각화 노력은 인정할 만하지만 경기 상황도 그렇고 모두 부담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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