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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에르도안 이어 암로도 금리인하 압박…독립성 기로에 선 중앙은행(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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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에르도안 이어 암로도 금리인하 압박…독립성 기로에 선 중앙은행(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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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이어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ㆍ암로) 멕시코 대통령도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인하 필요성을 강조하며 중앙은행 압박 행보에 나섰다. 앞서 중앙은행 총재 경질, 사임 수순을 밟은 터키, 인도를 비롯해 각국 지도자들이 중앙은행 고유의 권한인 통화정책에 노골적으로 간섭하며 독립성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암로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공개된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멕시코은행이 물가상승을 주시하고 있는 것은 나쁘지 않다"면서도 "경제에 시동을 걸기 위해서는 금리를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중앙은행인 멕시코은행의 독립성을 존중한다면서도 현 금리수준이 너무 높다고 언급했다.

현재 멕시코의 기준금리는 8.25%로 2008년8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멕시코은행은 지난해 말 신흥국 화폐가치가 줄줄이 급락하자 환율방어 차원에서 금리를 인상한 이후, 올 들어 계속 동결하고 있다. 최근 멕시코의 물가상승률이 중앙은행의 목표치인 3%대를 달성하고 있어 시장에서는 조만간 금리 인하가 단행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멕시코은행은 다음 달 15일 통화정책결정회의를 개최한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암로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금리인하 발언을 한 이유는 멕시코의 경제성장률이 올해 0%대가 예상되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부진한 경제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금리인하 등의 통화완화 정책이 시급하다고 바라본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최근 멕시코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9%로 0.7%포인트 하향조정한 상태다.


다만 이날 암로 대통령은 멕시코 경제성장률이 2분기 연속 뒷걸음질치는 경기침체 상황이라는 지적에 대해 "경기침체가 아니다"라며 "경제는 나아지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통신은 멕시코 경제가 기술적 경기침체는 피하더라도 장기적 전망이 밝지 않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도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압박에 나섰다. 그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소폭의 금리인하(small rate cute)는 충분하지 않다"고 시장에서 예상되는 25bp(1bp=0.01%포인트) 인하에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Fed는 매우 낮은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다"며 "(그동안) 너무 빨리, 너무 많이 올렸다. 양적긴축은 또 다른 큰 실수"라고 주장했다.


Fed는 오는 30~31일 FOMC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연 2.25~2.50%에서 최소 25bp 인하할 것으로 확실시된다. 2008년12월 이후 첫 인하다. 긴축행보를 확고히 했던 Fed가 통화정책을 유턴하게 된 대외적 이유는 향후 경기하강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 즉 '보험성 금리인하(insurance cuts)'지만, 이면에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존재했음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FOMC를 목전에 두고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발언은 이달 최소 50bp의 금리인하가 단행돼야 한다는 주장으로 읽힌다. 앞서 그는 1%포인트의 금리인하를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FOMC 직전 노골적으로 인하를 압박하며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무시하고 노골적 간섭에 나선 것은 트럼프 대통령뿐만이 아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이달 초 무라트 체틴카야 당시 터키중앙은행 총재를 전격 해임하자 시장에서는 통화정책을 둘러싼 정부와의 마찰 탓이라는 분석이 잇따랐다. 경질된 체틴카야 전 총리는 지난 해부터 환율방어를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한 후 이를 유지하며 에르도안 대통령의 눈밖에 난 인물이다.


특히 에르도안 대통령은 중앙은행 총재를 내쫓은 지 불과 일주일도 채 안돼 연내 기준금리를 대폭 인하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함으로써 중앙은행 독립성 논란에 불을 붙였다. 결국 터키 중앙은행은 지난 주 통화정책결정회의에서 17년래 최대 폭의 인하(24%→19.75%)를 단행한 상태다.


인도에서도 지난해 12월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갈등을 빚던 우르지트 파텔 인도 중앙은행 총재가 사임했다. 당시 파텔 전 총재의 사임은 모디 총리의 요구로 대출기준 완화 등 금융제재 완화정책 등이 논의되는 정례회의를 며칠 앞둔 상태라 더욱 눈길을 끌었다. 올해 4월 총선을 앞두고 있었던 모디 총리는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 인하를 노골적으로 요구해왔었다. 인도의 경우 식민지일 당시 제정된 중앙은행법에 따라 '공익에 필요하다 판단되 경우 정부가 중앙은행에 지시를 내릴 수 있다'고 규정돼있다. 그러나 파텔 전 총재는 루피화 급락 등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를 이유로 이를 거부했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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