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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태영 시장의 족구사랑…주민들은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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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태영 시장의 족구사랑…주민들은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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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수원)=이영규 기자] 경기 수원시가 수년 째 주민들의 족구장 소음 민원을 외면해 원성을 사고 있다. 주민들은 족구장 소음 차단을 위해 '방음벽'이라도 설치해 달라는 입장이지만 수원시는 예산이 없다며 수수방관하고 있다.


29일 수원시에 따르면 시는 권선구 롯데마트 권선점(온수골온천) 뒤편 공공시설 건립예정 부지에 3면 규모의 족구장을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이 곳은 당초 보건소 건립 부지다. 수원시는 국비를 확보해 이 곳에 보건소 건물을 지을 요량이었다. 그러나 국비 확보가 여의치 않자, 시는 빈터를 그대로 놀릴 수 없다며 족구장을 만들었다.

문제는 아무런 대책없이 아파트 중심부에 족구장을 만들다 보니 소음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해당 족구장은 주변에 상록아파트, LH아파트 등 아파트 3동과 9층 규모의 원룸 건물이 있다. 아파트와 원룸 입주민들은 족구장에서 매일 밤 울리는 공 튀김 소음과 함성소리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대해 수원시와 시설물을 관리하는 권선구는 족구장 폐쇄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방음벽 설치에 대해서도 예산이 없다며 사실상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족구장 주변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족구장 소음 관련 민원을 수원시와 권선구에 10번 정도 넣은 거 같다"며 "소음 고통을 호소할 때마다 담당자는 족구장 운영자(민간인)에게 적절하게 (소음 조심 등)주의조치를 주겠다는 원론적 답변만 내놓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족구장 인근 원룸에 사는 한 주민은 "족구장의 공 튕김 소리와 환호성 때문에 입주한 지 1년이 됐지만 퇴근 후 밤에 맘 편하게 문을 열고 생활한 적이 없는 거 같다"며 "오죽하면 족구를 할 수 없는 비오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겠느냐"고 반문했다.


주민들의 말처럼 족구장은 매일 밤 7시에서 9시30분 소음이 가장 심각하다. 특히 주말인 토요일과 일요일이면 수원 전역에서 몰려든 족구 매니아들로 이 곳은 소음 '아수라장'이 된다. 일부는 술 등을 마시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수원시나 권선구청의 단속은 전무한 상태다.


주민들은 족구장 운영비 지원에 대한 불만도 제기하고 있다.


한 주민은 "밤에 야구장처럼 라이트를 켜고 족구를 하는데, 처음에는 운동하는 사람들이 전기료를 부담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나중에 확인해 보니 수원시에서 무료 지원하고 있었다"며 "체육시설 부지도 아닌 곳에 족구장을 만들고, 여기에 전기료까지 세금으로 지원하면서 정작 족구장 소음인해 고통받고 있는 인근 주민들의 민원에 대해서는 귀를 막고, 눈을 닫고 있다"고 분개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염태영 수원시장이 경기도지사나 내년 총선 출마 등을 저울질하면서 시정에 상대적으로 소홀해 민원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주민은 2~3년 전 수원시청 박 모 체육팀장(현재 동장으로 감)에게 3차례 족구장 소음문제를 제기했으나 "(뚜렷한 기준도 없이)족구장 폐쇄는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했다며 쓴 웃음을 지었다.


문제가 되고 있는 해당 족구장은 최근 주민들이 족구장 내에서 술먹는 사진을 찍어 권선구청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오는 8월3일까지 임시 폐쇄된 상태다.


족구장이 폐쇄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주민들은 두 달 가까이 끌어오다 장마가 본격 시작되고, 여름 휴가철이 겹친 7월말부터 8월초에 맞춰 족구장을 폐쇄한 데 대해서도 곱잖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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