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주 울리는 '위장취업' 범죄 기승
355만원 횡령해 도주한 고시원 총무
편의점 알바하다 1200만원 훔친 30대
피고용자 횡령·절도 연평균 1000명 육박
[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서울 마포구 A고시원에서는 지난달 총무 이모(30)씨가 취업한 지 보름만에 월세를 가로채 달아나는 일이 벌어졌다. 이씨는 임대인이 고시원 운영을 자신에게 의지하고 관리가 소홀한 틈을 타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총무인 자신에게 현금으로 월세를 납부하면 1만~2만원가량을 깎아주겠다며 세입자들을 속였다. 보름 동안 세입자 11명으로부터 가로챈 돈은 355만원. 취업만 시켜주시면 열심히 일하겠다는 이씨의 말은 결국 거짓이었다.
앞서 5월에는 수도권 일대 편의점에 아르바이트생으로 취업해 계산대에 있던 12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한모(36)씨가 구속됐다. 그는 점주가 자리를 비운 사이 범행을 저지르고 도망쳤다. 점주는 야간에도 일할 수 있다는 말을 하며 성실한 태도를 보인 한씨에게 속아 넘어갔다.
소상공인을 울리는 위장취업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임대인이나 점주가 24시간 관리할 수 없는 고시원이나 편의점 같은 곳에 취업한 뒤 횡령하거나 절도 등을 벌이는 식이다. 이 같은 위장취업 범죄는 구인구직때 고용주가 지원자의 신원이나 과거 평판, 위장취업 여부를 확인하기 힘들다는 점을 노린다. 이력서 제출과 면접으로 진행되는 간략한 채용 과정으로 인력을 충당하는 소상공인의 경우 지원자의 취업 의도를 파악하기 어렵다. A고시원을 운영하는 김모(61)씨는 "인상이 좋지 않아 채용을 망설였지만 열심히 하겠다는 말과 이력서, 주민등록등본을 믿고 채용했다"면서 "전 근무지 고용주와 통화도 했지만 파악할 수 있는 내용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 고용주를 상대로 한 피고용자의 횡령, 절도 범죄는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횡령으로 404명, 절도로 560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기간 전체 피고용자 범죄에서 횡령은 10.2%, 절도는 14.2%의 비율을 차지했다. 피해 금액이 소액이어서 경찰에 신고를 하지 않거나 피해 금액을 변제받고 끝내는 경우 등을 감안하면 관련 범죄는 통계 수치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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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위장취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고용주가 근로자에게 점포 운영을 의존해선 안 된다고 당부한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잠재적 범죄의지를 꺾는 것이 중요하다"며 "금전 회계 출납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민형사상 책임을 지겠다는 서약서를 받는 것도 (위장취업) 예방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고용주가 구직 희망자의 배경을 조사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근로자 신용보증 같은 사회적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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