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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노벨상 최다 수상은 '초파리'?

최종수정 2020.02.04 17:24 기사입력 2019.07.0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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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으로 수여되는 메달의 앞뒷면. [사진=아시아경제DB]

노벨상으로 수여되는 메달의 앞뒷면. [사진=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노벨상은 1901년에 제정됐습니다. 무려 120년 가까이 시간이 흐르면서 일부 오점도 있었지만 인류는 노벨상을 세계 최고 권위의 상으로 인정하는데 주저하지 않습니다.


이런 노벨상을 가장 많이 받은 존재가 있습니다. 한 번만 받아도 영광인 상을 두 번 이상 받았다는 것은 도대체 어떤 업적을 보여줬기에 가능했던 것일까요?

영광의 노벨상을 두 번 이상받은 과학자나 단체는 모두 6명(곳)입니다. 국제적십자위원회가 1901년과 1917년, 1944년, 1963년 무려 네 번에 걸쳐 전쟁과 재해에서 인간을 보호하고 구제하기 위한 활동을 펼쳤다는 이유 등으로 평화상을 수상했습니다.


과학자 중에서는 마리 퀴리가 1903년 방사선 연구로 물리학상, 1911년 라듐과 플로늄 발견으로 화학상을 수상해 두 번, 라이너스 폴링이 1954년 화학 결합의 성질에 관한 연구로 화학상을 받은데 이어 1962년에는 이색적으로 평화상을 받게 됩니다. 핵실험 반대운동을 펼친 공로였지요.


존 바딘은 1956년 반도체 연구와 트랜지스터 발명으로 물리학상을, 1972년 초전도 현상의 연구로 다시 물리학상을 수상합니다. 프레더릭 싱어는 1958년 인슐린의 구조에 대한 연구로 화학상을, 1980년 핵산의 염기 서열에 대한 연구로 역시 화학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2017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과학자들. 왼쪽부터 제프리 C 홀, 마이클 로스배시, 마이클 영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2017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과학자들. 왼쪽부터 제프리 C 홀, 마이클 로스배시, 마이클 영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단체로는 국제적십자위원회가 네 번 수상한데 이어 UN 난민고등판무관실이 난민보호를 위해 노력한 공로로 1954년과 1981년 두 번 평화상을 수상합니다. 이렇게 2개의 단체와 4명의 과학자가 두 번 이상 수상하는 대영광을 누리게 되지요.

그런데 무려 여섯 번이나 노벨상을 수상한 존재가 있습니다. 바로 '초파리'입니다. 초파피에 대해 사람들은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은 탓인지 초파리가 이렇게 노벨상을 많이 받았는지 사람들은 몰랐습니다.


그러다 2017년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한 미국의 유전학자 마이클 모리스 로스배시 박사가 생리의학상 수상 소식을 듣고 "초파리에게 감사한다"고 말하면서 화제가 됐습니다. 이어 미국 뉴욕타임스와 영국 가디언지 등이 "또 다시 노벨상이 초파리에게 주어졌다"는 기사가 실리면서 초파리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진 것이지요.


초파리 연구로 과학자들이 노벨상을 받은 것은 모두 여섯 번인데 1933년 미국의 토마스 헌트 모건 박사가 '유전 현상에서 염색체의 역할을 규명'한 공로로, 1946년 미국의 허먼 조지프 멀러 박사가 'X선에 의해 돌연변이가 발생할 수 있음'을 밝힌 공로로, 1995년 독일의 크리스티아네 뉘슬라인폴하르트 박사가 '초기 배아 분화를 조절하는 유전자 무리인 호메오박스 발견'한 공로로 생리의학상을 수상합니다.

초파리는 인간의 유전자와 60% 정도 일치합니다. 과학자들이 초파리를 인간 유전자 연구 등의 대상으로 삼는 이유입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초파리는 인간의 유전자와 60% 정도 일치합니다. 과학자들이 초파리를 인간 유전자 연구 등의 대상으로 삼는 이유입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또 2004년 미국의 리처드 액설과 린다 벅이 공동으로 '냄새 수용체와 후각 시스템의 구조에 대한 발견', 2011년 프랑스의 율레스 호프만과 캐나다의 랄프 스타인만 박사가 공동으로 '면역체계 활성화를 위한 핵심 원칙 발견'으로, 그리고 2017년 미국의 제프리 홀과 마이클 로스배시, 마이클 영 세 사람이 '생체시계를 통제하는 분자 메커니즘을 발견'의 공로로 생리의학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이들은 모두 초파리를 연구해 놀라운 과학적 성과를 거뒀습니다. 실제로 초파리는 과학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실험 대상중 하나입니다. 초파리는 몸집이 2~3㎜ 정도로 작지만 유전자 갯수는 모두 1만3000개 정도로 인간과 60%가 일치한다고 합니다.


다운증후군이나 알츠하이머, 자폐증, 당뇨병, 각종 암 유발 유전자 등 인간의 질병과 관련된 유전자 중 75%가 초파리의 유전자에서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10일에 500가량의 알을 낳을 정도로 번식력도 좋아 실험대상을 구하기도 쉽습니다.


로스배시 박사가 초파리에게 감사를 표시한 것처럼 초파리는 연구실이 어울리는 생물입니다. 일반 가정이나 회사 근처에서 연구실로 모두 이사를 가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이 가장 유력하다고 할 수 있는 초파리를 너무 홀대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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