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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류청론] 금감원 종합검사가 보복검사? 당연한 업무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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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종합감사를 4년 만에 부활시켰다. 그런데 금융감독원이 이름 그대로 '감독'을 하겠다는데 말이 많다. 금융회사도 달갑지 않게 생각하겠지만 금융감독원의 상위 감독부처인 금융위원회마저도 떨떠름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금융감독원의 설립 목적은 금융기관에 대한 검사ㆍ감독을 수행하여 건전한 신용질서와 공정한 금융거래 관행을 확립하고 예금자 및 투자자 등 금융소비자를 보호함에 있다. 설립 목적을 달성하도록 감독을 제대로 하겠다는데 박수는 못 보낼망정 '가로막으려' 하는 형국이 이상한 모양새다. 금감원 종합검사 실시는 당연한 업무이며 금융감독원 존재의 이유이다.

금융감독원은 은행감독원, 증권감독원, 보험감독원, 신용관리기금 등 4개 감독기관이 통합되어 1999년 1월2일 설립됐다. 과거 종합검사가 '보복성 검사' '백화점식 검사'라며 2015년 박근혜 정권이 폐지시킨 것이다. 이를 부활해 금융소비자보호 수준, 재무건전성, 상시지표검사 등을 지표로 불건전 영업이나 내부통제ㆍ지배구조, 시장영향력을 중심으로 평가가 미흡한 금융회사를 검사한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이름 그대로 법에 따라 금융기관을 감독(監督)하는 업무를 하는 곳이다. 감독은 잘못이 없도록 보살핀다는 의미이고, 잘못되지 아니하도록 단속하거나 또는 일의 전체를 지휘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일이 잘못되고 있는지 없는지를 살펴야 하므로 금융감독원이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감사를 시행하는 것은 당연히 책임으로 책무를 다하는 일이다.


금융소비자들은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가 '소비자 보호'와 '내부건전성'과 '지배구조, 내부통제'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종합검사는 금융회사와 금융소비자 모두에게 유익하다. 금융회사는 자체적으로 검사, 검증할 수 없는 보이지 않는 부분을 비추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고, 금융소비자는 금융회사가 건전하게 운영되고, 소비자보호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회사들은 금감원의 종합검사를 '보복성'이 있는 검사라고 피하고 싶어 하겠지만, 종합검사는 교육에 비유하자면 일종의 훈육(訓育)이다. 방향을 제시하는 회초리라는 뜻이다. 방향을 제시하고, 그 방향으로 가지 않고 옆길로 샐 때 종아리를 호되게 때리는 것이 교편(敎鞭)이다.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는 '내 말 안 들으면 혼낸다'는 것이 아니라, 교편을 잡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번 종합검사는 대상 선정 기준과 검사 항목이 사전에 공개돼 있다. 금융감독원은 금융감독의 목표에 부합하는 회사일수록 종합검사를 수행하지 않을 유인을 제공하는 '유인부합적' 방식으로 검사를 진행한다고 투명하게 밝혔다.


이에 대해 혹자는 소비자보호를 위해 종합검사를 하지만 금융회사와 감독감독원이 소비자를 보호할 제대로 된 제도와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제대로 된 제도와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서라도 현장의 실태 파악이 필요하며 완벽한 제도와 시스템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시행하는 금융회사가 제대로 하는지도 면밀히 살펴봐야 하는 것이 금융감독원의 마땅한 소임이다. 금융회사가 종합검사 부활을 반대하는 것은 '부담'이 증가하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금융위원회가 금융감독원이 제 일을 하겠다는데 떨떠름하게 생각하는 이유를 전혀 모르겠다. 금융위원회는 금융소비자권익을 지키기 위해 기울어진 법과 제도를 제대로 고치자고 해도 '복지부동'하는 일이 많다. 금감원 종합검사 부활 반대도 이러한 연장선상이 아니기를 바란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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