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공원 민간특례사업 줄줄이 ‘무산’, 주름살 느는 대전시
[아시아경제(대전) 정일웅 기자] 도시공원 민간개발행위특례사업(이하 민간특례사업)이 줄줄이 무산되면서 대전시의 시름도 깊어진다.
민간특례사업은 2020년 7월 1일 도시공원 일몰제를 앞두고 도시공원에서 해제되는 부지의 난개발을 우려해 추진돼 왔다. 일몰제가 시행되기 전 민간자본을 투입해 공원부지 일부에 아파트를 짓고 남은 부지를 공원으로 존치시킨다는 것이 민간특례사업의 핵심이다.
하지만 최근 대전 월평공원 갈마지구와 매봉공원 등의 민간특례사업이 줄줄이 무산되면서 시는 1년 남짓한 시간 동안 공원 활용을 위한 묘안을 짜내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
17일 시에 따르면 최근 시 도시계획위원회(이하 도계위)는 월평근린공원 개발 행위 특례사업 비공원 시설결정 및 경관상세계획안‘을 재심의 한 끝에 최종 부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도계위는 사업을 부결한 이유로 ▲교통처리대책 미해결(사업 추진 시 아파트 인근 도로교통) ▲생태자연도에 대한 개선(안) 부족 ▲경관개선 대책 미흡 등을 들었다.
앞서 월평공원(갈마지구, 정림지구)은 지난 1965년 10월 건설부고시로 근린공원에 지정된 이후 1999년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 대상지역이 재산권 침해에 해당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을 받아 내년부터 근린공원으로서의 효력을 잃게 된다.
이에 시는 2015년 10월부터 도시공원법에 의한 민간특례사업을 추진해 왔지만 매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 시가 민간특례사업을 추진하는 공원은 월평공원 갈마지구를 포함해 총 7곳이다. 이중 매봉공원은 지난 4월 월평공원 갈마지구에 앞서 민간특례사업이 부결됐고 월평공원 정림지구, 용전근린공원은 수차례 재심의를 거쳐 동 사업을 추진(가결)하게 됐다. 또 문화공원과 목상공원 행평공원 등은 아직 도계위의 심의에 부쳐지지 않은 상황이다.
문제는 이들 공원의 민간특례사업이 줄줄이 무산된 상태에서 일몰제가 시행되면 극단적으로 기존에 유지돼 온 공원부지 상당수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공원 토지주들은 공원로 폐쇄 등의 재산권 행사로 실력행사에 나설 조짐을 보인다. 민간특례사업의 무산으로 그간 개발제한으로 묶여 있던 재산권이 재차 침해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부는 ‘지난 50여 년 간의 토지 임대료를 내놓을 때’ 시가 자신들의 토지를 장기 임대하는 방안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을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인다. 이는 민간특례사업을 통한 개발이익을 대신해 지난 세월의 재산권 침해 보상을 받겠다는 심산(心算)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마저도 시가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이라는 것이 지역 내 중론으로 자리 잡는다.
시의 고민이 깊어지는 것도 다름 아니다. 도심에서 공원이 사라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대의명분과 달리 이를 각 공원별 토지주에게 그대로 어필하기 어렵고 그나마도 기대했던 민간특례사업이 도계위에서 번번이 무산된 것이 시정에 발목을 잡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허태정 대전시장은 17일 “도계위의 월평공원 민간특례사업 부결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우선 밝혔다. 또 “시는 월평공원 갈마지구와 매봉공원 부지를 매입하는 데 3000여 억 원의 재정이 추가 투입돼야 하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시의 재정여건을 고려해 시비 투입과 지방채 발행 등을 검토, 도시공원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봉공원의 경우 4차 산업혁명과 대덕특구 재창조 등 국가산업을 연계한 매입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선 한정된 예산에 도시철도2호선(트램), 베이스드림파크 등 지역 대형사업을 추진 중인 시의 현 실정을 감안할 때 대규모 예산을 들여 도시공원 부지를 매입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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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데 겹친 격으로 그간 민간특례사업을 준비해 온 사업자 측에선 최근 도계위의 잇따른 사업 부결 결정을 두고 시를 상대로 한 소송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져 도시공원 일몰제를 둘러싼 잡음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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