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인가, 주차장인가” 광주지역, 불법주정차 ‘몸살’
지난해 50만여 건 단속해…과태료만 163억여 원
세계수영대회 이미지 실추 우려…“시민의식 필요”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5일 오전 출근 시간인 오전 7시 30분 광주여자대학교 입구.
광주여대에서 무진대로로 향하는 차들이 마치 ‘갈 지(之)’자 형태로 금방이라도 사고가 날 듯 아슬아슬했다.
도로 끝 차선인 3차선에 불법주정차 된 차들로 인해 원활한 우회전이 어렵게 되면서 2차선(직진 차선)으로 끼어들려는 차량 때문이다.
용아로와 무진대로가 교차하는 이곳은 평소에도 출·퇴근 시간 상습 정체 구간으로 악명 높은 곳이지만 도로변 불법주정차된 차량들로 인해 도로 정체를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또 다른 상습 정체 구간인 송정5일장 인근도 상황은 마찬가지.
상시로 장이 들어서지는 않지만 왕복 4차선 중 2개 차선만 이용할 수 없는 구간이 많다. 이곳 역시 불법주정차가 원인이다.
고정식 불법주정차 단속 카메라가 중간에 설치돼 있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카메라가 미치지 못하는 곳곳에 주차돼 있다.
일부 얌체 시민들은 잠깐 일을 보기 위해 차량 번호판이 카메라에 찍히지 않도록 트렁크를 열어두기도 하고 물건으로 가려놓아 볼썽사나울 정도다.
이처럼 광주지역 곳곳에 마치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많은 불법주정차 차량으로 인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더욱이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광주시의 이미지가 자칫 안 좋아질 수도 있어 올바른 시민의식 함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5일 광주광역시 5개 자치구 등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주정차로 단속된 건수는 총 47만5967건에 달한다. 부과된 과태료만 163억6411만7270원이다.
올해는 지난달 말 기준 20만4500건, 부과된 과태료는 71억464만940원이다.
연말까지 8개월이 남아 있는 것을 고려한다면 올해 불법주정차 단속 건수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17일부터 4대 절대 금지구역(▲소화전 주변 5m 이내 ▲교차로 모퉁이 5m 이내 ▲버스정류소 10m 이내 ▲횡단보도) 불법주정차 관행을 근절하기 위한 주민신고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광주시도 고정 단속 카메라를 늘리고 이동식 단속 차량을 수시 운영하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불법주정차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은 쉽사리 줄어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25일에는 광산구 우산동 한 도로변에서 택시 승차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불법주정차 된 차량 두 대에 불을 지른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이 남성은 1t 트럭과 승용차 밑에 쓰레기를 쌓아놓고 불을 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들의 불편보다 더 큰 문제는 사고의 위험성이다.
행정안전부가 지난달 15일 발표한 ‘손해보험사 사고기록 조사 결과’를 분석한 자료를 살펴보면 광주시는 지난해 불법주정차와 연계된 자동차 사고가 주민등록인구 10만 명당 32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10만 명당 평균 인명피해는 15명, 광주시는 두 배 높은 수치로 인명피해가 가장 많은 광역자치단체로 꼽혔다.
이처럼 불법주정차로 인한 시민불편, 교통사고 위험이 날이 갈수록 커지면서 엄정한 단속도 중요하지만 올바른 시민의식이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시민 서병운(34·서구 화정동)씨는 “세계수영대회가 열리면 전 세계의 눈길이 광주에 집중될 텐데 이렇게 불법주정차가 난무하게 되면 광주가 어떻게 보일지 모르겠다”고 씁쓰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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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한 자치구 관계자는 “주민신고제가 시행된 이후 하루에도 수십 건씩 접수되고 있다”면서 “엄정한 단속과 함께 홍보를 진행해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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