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식당에 들어와 밥 먹는 사람들은

십중팔구 입구를 등지고

누가 들어오든지 상관없이

주방을 보고 자리를 잡는다

벽 가까운 곳

완강히 문을 등지고

외로움의 경도와 부끄러움에 비례하여

허리를 사선으로 바짝 굽히고

어떤 소리가 나도 문을 돌아보지 않도록

한 끼 식사가 끝날 때까지

세상을 버리고 예배당을 찾은 어린양처럼

깊이 머리 숙여 손으로 밥을 감싸고

허전함의 속도 맞춰 밥을 퍼 올린다

가끔 고개를 들고

모자라는 반찬을 갈구하는 성도처럼

깊어지는 자기 그림자 위에서

생애 같은 한 끼 식사를 마치기까지

기울어서 기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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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한 詩]터미널 식당/오석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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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쓸쓸해지는 곳, 섬 같은 곳, 누가 있으나 없으나 언제나 혼자인 곳, 녹이 슨 곳, 얼룩진 곳, 찢어진 곳, 귀퉁이가 닳은 곳, 때가 낀 곳, 얼른 나가고 싶은 곳, 나가고 싶지만 당장 나갈 수는 없는 곳, 쨍쨍한 날에도 비가 올 것 같은 곳, 매번 허겁지겁인 곳, 허겁지겁이지만 실은 할 일이라곤 없는 곳, 아무도 오지 않는데 누구든 올 것만 같은 곳, 비루한 곳, 누추한 곳, 허전한 곳, 눈물 찔끔 나는 곳, 나만 남겨진 듯한 곳, 그곳, 이상하게도 정다운 그곳, 그곳에 한참을 있어도 그리운 그곳, "생애 같은 한 끼 식사를 마치기까지" 자꾸 "기울어서 기울고 있"는 곳, 내 하루하루 같은 곳, 그곳, 역전 식당. 채상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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