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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km 밖까지 카트 찾아 삼만리…"우리가 도둑이냐" 항의에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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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카트 외부이용시 '생명' 바퀴 훼손 우려
20만원 전후 쇼핑카트 바퀴값만 최고 8만원

10km 밖까지 카트 찾아 삼만리…"우리가 도둑이냐" 항의에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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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한 대형마트에서는 하루에 두 차례 직원이 나와 인근 아파트를 돌며 쇼핑카트 수거에 나선다. 근처 주민들이 수시로 쇼핑카트를 끌고 집으로 가는 탓에 한 번에 수거하는 카트만 해도 수십 개에 달한다. 마트 측은 보도블럭으로 카트 외부 유출을 막아도 봤고 아파트에 안내방송도 해봤지만 "우리가 도둑이냐"는 항의를 들어야했다고 토로했다. 마트 관계자는 "카트 때문에 불매운동이라도 벌어지면 큰일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막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들이 쇼핑카트 훼손ㆍ회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근 주민들이 무거운 물건을 실어나르기 위해 쇼핑카트를 끌고 집까지는 가는 경우가 많아 직원들이 일일이 회수에 나서고 있는 것. 외부 사용시 자주 발생하는 바퀴 훼손 수리비용가 도난 비용 부담도 크지만 고객들의 항의가 두려워 속앓이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A마트는 '사용이 불편하다'는 항의를 받고 종전 100원을 넣어야 카트를 뺄 수 있는 방식에서 무료로 이용하는 방식으로 바꾼 이후 카트 분실 및 훼손이 더 늘었다. 실내에서만 사용하도록 만들어진 카트를 외부로 끌고 나갈경우 카트의 '생명'인 바퀴 손상이 쉽게 발생한다. 쇼핑카트의 바퀴는 무빙워크와 맞물려지도록 설계됐다. 외부 보도블럭이나 콘크리트위에서 사용할 경우 바퀴가 마모돼 무빙워크에 맞물리는 마찰력이 떨어지게 된다. 자연스럽게 이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마트 입장에서는 쇼핑카트를 더 자주 교체해줘야 하는 상황이다.


롯데마트ㆍ홈플러스의 카트 비용은 한 대당 15만~16만원 수준. 그 중 절반은 바퀴 네개 가격(7만~8만원선)이 차지한다. 이마트의 경우 플라스틱 카트 가격은 최고 20만원에 달하며 바퀴는 4만원이다. 마트들은 직원들을 동원해 인근을 돌며 수시로 카트를 수거하고 있다. 강서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카트 관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성호진(21, 가명)씨는 "카트를 수거할 때 경비원에게 부탁해 주민들에게 카트를 지하 주차장 한 곳으로만 모아달라고 하고 있는데 그것조차 잘 되지 않고 있다"면서 "어쩔 수 없이 25층짜리 아파트 단지를 층층이 돌면서 수거해 가지고 내려오는데 일을 마치고 나면 한 겨울에도 땀으로 흠뻑 젖는다"라고 털어놨다.

아파트에 놓여 있는 대형마트 쇼핑카트.

아파트에 놓여 있는 대형마트 쇼핑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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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카트 수거는 마트들의 일만은 아니다. B 백화점 역시 인근 주민들이 식품관 카트를 끌고 가 골치를 썩고 있다. 특히 마트 카트보다 가볍고 끌기가 편한 백화점 카트는 근처 아파트는 물론 지하철역, 재활용 쓰레기장 등 더 넓은 범위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백화점 한 관계자는 "몇 정거장 떨어진 지하철 역에서도 카트가 있다는 민원이 들어오고 심지어 10km 밖에서도 카트가 발견된 적이 있어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카트를 싣고 간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쇼핑카트의 외부사용을 자제해달라고 안내해도 '몇십만원어치 장을 보고 잠깐 사용도 못하냐'며 되레 항의를 들었다"고 읍소했다.


롯데마트의 '장바구니 없는 스마트 스토어' 이마트의 '자율주행 카트'와 같이 유통업체들은 잇따라 미래형 쇼핑 기술에 투자하고 있지만 여전히 투박한 쇼핑카트는 대형마트의 아이콘과 같은 존재다. 클릭 한번이면 집까지 모든 상품이 배송되는 '온라인 장바구니'가 대세인 시대에도 오프라인 마트를 방문해 직접쇼핑을 하며 물건을 담는 즐거움을 포기할 수 없는 이들도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20년간 전성기를 보낸 마트산업 발달에는 쇼핑카트의 진화도 한 몫을 했다"면서 "요즘에는 투박한 철제카트 대신 가볍고 산뜻한 플라스틱 카트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쇼핑카트 훼손을 막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인식개선과 마트들의 노력이 함께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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