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예방을 우선해야 건강수명이 연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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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평균 수명은 한국전쟁 이후인 1952년에는 40세까지 떨어졌으나, 2016년에는 82.4세로 전 세계에서 평균 수명이 가장 빠르게 증가한 나라가 됐다. 더욱이 세계보건기구와 영국 연구자들은 우리나라의 2030년 출생자가 세계 최초로 기대 수명 90세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이러한 평균 수명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건강 수명은 2016년에 64.9세로 낮아 유병 기간이 긴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 결과에서도 우리나라의 주관적 건강 상태 양호 비율은 최하위인 32.5%로 평균 68.3%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자살률은 가장 높았던 2009년의 33.8명보다는 감소하고 있으나 2016년에 10만명당 24.6명으로 여전히 OECD 국가 중 2위이며 OECD 평균의 2배에 이른다.


현대 사회에서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국가의 궁극적 목표일 것이다. 이를 위해 국제연합(UN) 등의 국제기구에서는 국민의 건강권을 강조하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는 여러 차례의 선언문을 통해 모든 국가는 질병예방과 건강증진을 위한 보건의료정책을 중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질병 치료보다 예방과 건강증진이 국민의 건강 수준을 높이는 데 있어 효과적이며 투자 대비 경제적 편익도 높다는 것은 이미 세계 여러 국가와 많은 지역에서 보고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제 보건의료 정책에서 질병예방과 건강증진의 우선순위를 높여야 할 때가 됐다. 보건의료에 있어 국가적 책임의 범위를 '요람에서 무덤까지'가 아니라 '건강한 임신부터 존엄한 죽음'까지로 넓히고, 모든 사람들이 누구 하나 소외됨이 없이 질병예방과 건강증진을 위한 활동을 쉽게 실천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건강은 개인의 생활습관과 건강 행위의 실천뿐만 아니라 사람 간의 지지와 지원, 가정ㆍ학교ㆍ직장에서의 조직적 노력, 자치단체와 국가의 건강 친화정책과 환경 조성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건강은 개인이나 보건의료기관만의 노력으로 성과를 거두기 어려우며 주민들의 참여와 환경, 복지, 안전, 교통, 농업, 식품, 교육, 경제, 주거 등 국가와 지역사회, 다양한 관련 기관들의 협력을 통해 이뤄낼 수 있다.

건강 친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국가 재정사업에서 예산의 낭비를 막기 위해 예비타당성조사를 하는 것처럼 건강영향평가를 시행해 국민의 건강에 위해나 장애 요소가 없는지 검토해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보건의료인들이 치료뿐만 아니라 질병예방과 건강증진 활동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관련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건강보험 급여에도 포함하는 등의 다양한 정책 개발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보건복지부에 건강정책실을, 질병관리본부에 건강증진센터를 신설해 질병예방과 건강증진 업무를 기획, 조정, 평가를 전담하고, 17개 시도와 전국 시군구의 보건소에 질병 예방과 건강증진 실행 부서를 확대, 개편하고 기능을 강화해 주민들의 건강 실천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보건의료인 교육에서도 질병 예방과 건강 증진 교육을 강화해 모든 보건의료 현장에서 질병 예방과 건강 증진 업무를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하며 다양한 질병 예방과 건강 증진 사업을 기획하고 수행할 수 있는 전문 인력 양성과 함께 이러한 정책들의 효과를 평가하고 보완 방안을 제시할 평가연구기관도 갖춰야 할 것이다. 대한예방의학회는 본연의 목적인 모두가 건강한 사회를 이루기 위해 질병 예방과 건강 증진 활동 강화에 국민과 함께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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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율 대한예방의학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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