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슈끄지 자녀들, 사우디 정부서 고가 주택·돈 받아"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자녀들이 정부로부터 수십억원 상당의 집과 매달 1만 달러(약 1137만원)의 돈을 지급 받아왔다고 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WP는 사우디의 전·현직 관계자들을 인용해 사우디 정부가 피살된 카슈끄지의 아들 2명과 딸 2명 등 자녀 4명에게 보상 차원에서 각각 400만 달러(약 45억원) 상당의 주택을 제공하고 매달 현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또 카슈끄지 살해 용의자에 대한 재판이 마무리되고 나면 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카슈끄지의 자녀들에게 각각 수천만 달러의 보상금이 추가로 지급될 수도 있다고 했다.

사우디 살만 국왕이 지난해 말 승인한 이 조치는 6개월 전 정부가 보낸 암살팀에 의해 자행된 잔혹한 카슈끄지 살해를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못하도록 가족들을 자제시키기 위한 조처라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다만 한 사우디 정부 관계자는 이러한 보상이 잔혹한 범죄나 자연재해 희생자들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사우디 정부의 오랜 관행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상을 받았다고 해서 카슈끄지의 가족들이 침묵을 지킬 의무는 없다고 전하기도 했다.

앞서 사우디 정부는 지난해 10월 사건의 배후로 의심받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카슈끄지의 아들 살라를 위로하며 악수하는 사진을 공개해 '억지 화해'를 연출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현재 사우디에 거주하는 유일한 카슈끄지의 가족인 아들 살라는 이와 관련해 언급을 피했다고 WP는 전했다.

미국에 거주하며 WP 칼럼니스트로 활동한 카슈끄지는 지난해 10월 결혼 관련 서류를 받으러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 총영사관을 방문했다가 살해됐다. 사우디의 빈 살만 왕세자가 배후로 지목됐으나 사우디 정부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