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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임 얼마나 하나요”…청소년 첫 성경험 연령 만 13.6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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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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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일부 청소년들이 성관계를 하는 가운데 피임을 제대로 하지 않아 각종 성병은 물론 원하지 않는 임신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획일적인 성교육인 것에 반해 다른 나라는 체계적인 성교육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는 청소년 성관계, 피임을 제대로 교육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가 2018년 청소년 60,0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제14차(2018년) 청소년 건강행태조사 통계’에 따르면 성관계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전체의 5.7%(3422명)였다. 성관계 시작 평균 연령은 만 13.6세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피임실천율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피임을 실천한 경우는 59.3%에 그쳤다. 3209명 중 약 1902명만이 피임을 실천했다고 답한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청소년들은 성 관계 과정서 원치 않는 임신까지 이어지거나 각종 성병이나 우울증에 노출, 심하면 극단적 선택을 할 수 있는 안타까운 상황도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수경 안산대 간호학과 교수팀이 2014~2016년 까지 보건복지부와 함께한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에서 청소년 20만5631명을 분석한 결과, 성 경험이 있는 중·고생의 9.7%가 임질·매독·클라미디아 등 성병에 감염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피임실천율이 낮은 이유에 청소년들이 콘돔을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있지 않은 탓이 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청소년을 위한 콘돔 공급 업체 이브콘돔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콘돔 이용 실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132명 중 31.8%(42명)가 “콘돔을 살 때 주변 시선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콘돔을 살 때 미성년자로 의심받지 않도록 사복을 입고 진한 화장을 한다”고 응답한 청소년들도 있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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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청소년들이 피임하지 못하는 이유는 콘돔 등 피임 도구를 준비 못 해서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14일 발표한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를 보면 청소년은 ‘피임 도구를 준비하지 못하거나’(49.2%) ‘상대방이 피임을 원하지 않아서’(33.1%)라고 답변했다.


또한, 낙태와 관련해 국가가 해야 할 일로 ‘피임·임신·출산에 대한 남녀 공동책임의식 강화’(27.1%), ‘원하지 않은 임신을 예방하기 위한 성교육 및 피임 교육’(23.4%) 등을 꼽았다.


일부 청소년들이 피임 없이 성관계를 하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청소년 성교육이 다른 나라에 비해 체계적이지 못하거나 성교육 시기가 늦다는 지적도 있다.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2013~ 2015년) 자료에 따르면 여성 청소년의 성교육 경험률은 75.7%로 나타났다. 중학교 1학년의 성교육 경험률은 84.9%로 나타났지만, 고등학교 3학년은 61.0%로 낮은 수준이었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성교육을 받은 학생이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반면 다른 나라의 성교육은 상대적으로 더 일찍 시작하거나 연령별로 다르게 일종의 맞춤형 성교육을 하고 있다. 유네스코 ‘국제 성교육 지침서’는 5세부터 성교육을 받을 것을 권하고 있다. 미국은 유치원 때부터 성교육을 하는 등 체계적인 성교육을 실시한다.


핀란드는 1970년부터 성교육을 필수 교과로 채택하고 있다. 캐나다는 학교에서 역할극을 통해 청소년들의 성관계 관련 위험 상황 대처법을 알려주고 위생적인 자위 방법 등을 교육한다.


스웨덴은 세계 최초로 성교육을 의무화한 나라로, 만 4세부터 성교육을 하고 15세부터는 피임을 교육한다. 중학교 때부터 학생들에게 사용이 가능한 콘돔을 무료로 나눠준다.


전문가는 청소년들의 성관계, 피임 등 방법을 제대로 알려줄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동윤 삼성서울병원 교수(산부인과)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서구와 비교하면 성 경험이 있는 비율은 아직 낮지만 낮은 피임실천율로 인해 원치 않는 임신이나 성병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면서 “이러한 현실을 고려할 때 청소년들이 피임법에 대해 충분히 정보를 받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조성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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