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간 마이너스 수익률
올해 평균 수익률 9.5% 달해
과거와 달리 추가상승 가능성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연 2%대인 은행금리보다는 수익률이 좋을 것 같아 여유자금을 모두 통일펀드에 몰아넣었는데 초창기에만 반짝 오르는 듯 하더니 -10%까지 떨어졌다. 올 들어서야 -0.4%로 줄었는데 이번 북ㆍ미 정상회담에 대한 긍정론이 높아지고 있어 기대가 크다."
지난해 남북경협 관련 펀드에 가입한 직장인 정모씨는 "지난해에는 남북 정상회담이 증시에 미친 효과가 예상보다 너무 일시적으로 끝났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른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1년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던 통일펀드가 올들어서야 빛을 발하고 있다. 통일펀드는 시가총액 대형주 위주로 종목이 구성돼있어 지난 1차 북ㆍ미 정상회담과 3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증시 침체 영향으로 대부분 손실을 냈다. 이번 2차 북ㆍ미 정상회담에서는 남북경협 수혜주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증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통일펀드도 탄력을 받고 있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펀드 중 펀드 명칭에 '통일'이나 '한반도'가 포함된 남북 경협 관련 펀드 14종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9.5%에 달했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린 건 'KB한반도신성장' 펀드로, 올 들어 12.49%의 수익을 올렸다. 지난 1년동안 수익률이 -15.60%까지 떨어지며 증시 하락 여파에 따른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6개월 이후에는 -4.14%로 하락폭이 줄기 시작하더니 최근 3개월 수익률은 11.64%, 1개월은 2.95% 등으로 전환했다.
'삼성통일코리아' 펀드도 1년 수익률이 -10.70%에 달해 투자자들의 속을 끓여왔다. 하지만 6개월(-2.89%), 3개월(6.97%), 1개월(1.77%) 등으로 수익률이 개선되며 연초 이후 수익률은 8.23%에 달했다. '신영마라톤통일코리아' 펀드도 1년간 -6.37% 손실에서 벗어나 연초 이후 7.8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통일펀드가 겨우 수익권에 들어와 체면을 회복했지만, 관건은 지속 여부다. 과거 정상회담이 수차례 일회성 이벤트로 끝났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상승-하락 패턴에 학습된 시장이 '이번에는 다르다'는 것을 얼마나 투영할지가 핵심이다. 흥국증권은 2000년 남북 정상회담 때 남북 경협주는 40~100% 내외로 급등했지만 대부분 반납했고, 2007년 회담 시에도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2차 북ㆍ미 정상회담에서는 지난해 12월 이후 미국의 전향적 태도 변화 등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해볼만하다는 게 중론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차 북ㆍ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제시되느냐에 따라 통일펀드가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통일과 관련된 투자는 계획과 실행에서 시간이 필요로 하기 때문에 통일펀드는 장기 투자가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통일을 이룬 독일펀드 투자자들 중에서도 장기 투자자들이 만족할 만한 이익을 거뒀다"면서 "국내는 통일펀드가 본격 출시된 이후 시장상황이 좋지 않아 섹터펀드로 분류될 정도로 운용규모를 키우지는 못했지만, 남북경협이 본격화되면 통일펀드도 큰 주목을 받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전 정상회담이 일회성 이벤트였다면 대북제재 완화ㆍ유예 이후에는 국가별, 산업별, 기업별 후속 대책과 계획들이 공개되며 추가적인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1차적으로는 가장 빠른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관련주와 철도 관련주들이 주목받을 가능성 높다"면서 "장기적(5년 이상)으로 봤을 때 국내 증시에 플러스 요인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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