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지배구조 개편用' 스틱, 1兆규모 펀드 조성
현대차그룹 백기사 되나
[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사모투자펀드 운용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이하 스틱)가 대기업 지배구조 개편 등을 지원하는 1조원 규모의 펀드 조성을 조만간 완료한다. 웅진그룹의 코웨이 인수자금 지원과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등에 자금을 투입될 것으로 보여 관심이 집중된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스틱은 조만간 1조원 규모의 PEF를 설정할 계획으로, 출자자 모집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현재 1조1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이 앵커투자자로 40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사학연금(1000억원), 한국투자증권(500억원), 행정공제회(400억원), 우리은행(200억원), 미래에셋대우(100억원) 등이 투자확약서(LOC)를 제출해 출자를 확정했다. 추가로 공제회, 보험사, 캐피탈사 등 11개 투자기관이 5300억원 규모로 출자의향서(LOI)를 제출해 놓은 상태다. 펀드 만기는 10년으로 1년씩 두 차례 연장할 수 있다.
스틱은 기업 지배구조 개편, 구조조정, 인수합병(M&A) 등 특수상황에 놓인 대주주(오너)나 대기업에 자금을 지원해 수익을 내는 방식으로 펀드를 운용할 계획이다. 펀드 이름도 영문으로 특수 상황을 의미하는 '스페셜시츄에이션2호(가칭)'다. 채진호 본부장 등 관련 펀드 핵심 운용 인력과 삼성그룹, SK그룹, LG그룹 등 출신의 가치제고 전담 조직(OPG)을 앞서워 지분 투자 대상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스틱은 앞서 1호 펀드를 조성해 한화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CJ헬스케이어의 한국콜마 매각 등에 참여했다. 2017년에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된 한화시스템 지분 32.6%를 3430억원에 인수했고 CJ헬스케어의 한국콜마 인수에도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해 자금을 투입한 바 있다. 이밖에 한컴그룹의 산청 인수, 빅히트의 지배구조 개선, 더블유게임즈의 미국 카지노 게임업체 더블다운(DOUBLE-DOWN) 경영권 인수 등에도 참여했다.
관련 업계는 스틱이 2호 펀드 자금의 예비 투자처를 주목하고 있다. 앞서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주요 인수합병(M&A)에 참여해 좋은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스틱은 3조5527억원 규모의 15개 PEF를 조성해 25.44%의 내부수익률(IRR)을 기록하고 있다. 이 중 2조1178억원이 대기업이나 오너의 특수 상황에 투자됐다.
스틱은 당장 웅진씽크빅이 코웨이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발행하는 전환사채(CB) 5000억원어치를 인수해야 한다. 웅진씽크빅 CB를 인수하는 방법으로 코웨이를 공동으로 인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틱이 웅진씽크빅 CB 인수를 위해 별도 펀드를 만들 수도 있지만 2호 펀드 자금을 투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선 과정에서 지원군으로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재추진이 임박해 있어, 펀드 자금이 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등의 대항마로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현대모비스를 분할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방식의 지배구조 개편에 나섰다가 엘리엇의 경영권 공격 등으로 지배구조 개편 시점을 올해로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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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출자기관 관계자는 "스틱이 지난 2013년 이노션 지분 일부를 인수해 현대차그룹의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하는데 일조한 바 있다"면서 "스틱의 펀드 자금이 현대차그룹을 포함해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는 여러 대기업에 투자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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