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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애의 푸드애(愛)]세계가 주목한 비비고 신드롬…한국식 만두 '식품장르'

최종수정 2019.02.10 08:50 기사입력 2019.02.10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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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비비고 만두’, 대한민국 ‘국민 만두’ 넘어 글로벌 1위 도약

기본에 충실하자 ‘비비고 왕교자 개발’…끊임없는 맛 품질 개선 노력

미국과 중국 내 ‘한국식 만두(K만두)’라는 새로운 식품 장르 창출

[이선애의 푸드애(愛)]세계가 주목한 비비고 신드롬…한국식 만두 '식품장르'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CJ제일제당 의 ‘비비고 만두’가 세계 최대 통신사인 AP에서 한국 만두(K-Mandu)의 세계화를 주도하는 대표 제품으로 집중 보도됐다. ‘국민 만두’로 불릴 정도로 국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비비고 만두’가 이제는 한식과 한국 식문화를 전파하는 대표 품목으로 성장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AP는 “한국 최대 식품기업인 CJ제일제당 이 대대적인 연구개발(R&D)·제조기술 투자는 물론 전 세계에 생산공장을 건설하며 만두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제조기술 차별화를 통해 냉동만두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없애며 시장의 성장과 발전을 이끌고 있는데, 이는 기술혁신이 식품산업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발전시키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강조했다.

비비고 만두 글로벌 사업 관련 AP 기사 캡쳐 이미지

비비고 만두 글로벌 사업 관련 AP 기사 캡쳐 이미지



AP 뿐만이 아니다. 일본의 대표 일간지 요미우리신문의 영자지 ‘더재팬뉴스(THE JAPAN NEWS)’와 캐나다 최대 민영 방속국 ‘CTV’, 홍콩 대표 신문사 ‘SCMP’, 대만 케이블TV 방송국 ‘TVBS’, 인도네시아 뉴스 전문채널 ‘메트로TV뉴스(Metro TV News)’ 등 해외 유력 매체에서도 ‘비비고 만두 글로벌 열풍’ 기사를 집중 보도했다.


국내 만두 시장을 평정한 데 이어 세계 시장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는 ‘비비고 만두’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만두는 우리나라 겨울철 대표 음식이라 할 만큼 대중적인 음식이다 보니 만두 맛에 있어 우리 국민은 모두 상당한 수준의 전문가들이다. 만두 맛에 대해 까다로운 미각이 발달했기에 냉동만두에 대해서는 ‘만들어 귀찮아 사서 먹는 값싼 인스턴트 제품’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CJ제일제당 은 소비자들이 대부분의 만두 제품이 맛이나 품질 면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본에 충실하자’는 방향에 맞춰 ‘비비고 왕교자’ 개발을 시작했다.


소비자들이 냉동만두 제품에서 느끼는 불만 중 하나는 씹히는 느낌이 덜하다는 것이었다. 집에서 직접 만두를 빚을 때에는 만두소를 칼로 일일이 다져서 만들지만, 냉동만두는 야채나 돼지고기 등 모든 재료를 갈아서 넣다 보니 맛 차이가 확연히 느껴질 수 밖에 없었다. 돈육을 갈다 보니 조직감이 사라지면서 돼지고기 특유의 느끼한 냄새가 나는 경우도 많았다는 평가였다. 이에 20년 넘게 만두만 연구개발한 수석연구원을 중심으로 총 9명의 연구원들이 ‘담백하면서도 물리지 않는 만두 만들기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비비고만두 국가별 패키지.

비비고만두 국가별 패키지.



전국의 만두 맛집은 다 돌아다니며 벤치마킹할 수 있는 만두는 다 먹어봤다. 미세한 맛의 차이까지 파악해야 하다 보니 한 입 먹고 물로 헹구고, 또 맛보고 다시 물로 헹궈내고 또 먹어보는 고통스러운 작업이 계속됐다. 하루에도 300개 이상의 만두를 손으로 직접 빚어 테스트하다 보니 온몸에서 돼지고기와 야채 냄새가 진동할 정도였다. ‘느끼하면 안 된다’, ‘돈취(豚臭)가 있으면 안 된다’ 등 까다로운 내부 맛 테스트를 통과하는 시간만도 6개월 이상 걸렸다.


결국 고기와 야채를 갈아서 만두소를 만들던 관행을 버리고, 칼로 써는 공정을 새롭게 도입했다. 돼지고기를 손상시키지 않고 보존하면서 원물 그대로의 조직감과 육즙을 살려 씹었을 때 입안에서 가득 차는 풍부한 식감을 구현했다. 풍부한 원물감의 만두소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존 교자만두보다 크기를 훨씬 확대한 ‘왕교자’ 타입을 제형(劑形)했다. 한 개당 약 13g에 불과했던 기존 교자만두 대신 ‘비비고 왕교자’는 35g으로 탄생했다.

CJ제일제당 비비고 글로벌광고.

CJ제일제당 비비고 글로벌광고.



또 납작한 일본식 교자만두 형태가 아니라 삼면의 각이 살아 있는 우리나 고유의 ‘미만두’(바다의 해삼 모양으로 만든 만두. 미는 해삼을 뜻함) 형태로 제형 해 크기를 늘리면서도 씹을 때 부담을 주지 않도록 했다. 물결 치듯 아름다운 만두피 주름으로 조선시대 임금에게 진상하던 음식인 미만두의 고급스러움을 재현했다. 3000번 이상 반죽을 치대고 수분 동안의 진공반죽을 통해 쫄깃한 식감과 촉촉함을 살린 것도 특징이다.

제품 출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맛 품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언제나 ‘부드럽고 쫄깃한 만두피’를 즐길 수 있도록 만두피의 재료인 원맥 구성비부터 조사하고, 밀가루 특성 등을 연구하는 등 최적의 배합비를 찾아내 ‘비비고 왕교자’ 전용 만두피까지 개발했다.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제품 성분과 맛, 원료 배합비 등 미세한 부분까지도 신경 쓰며 최고의 맛과 품질을 유지하겠다는 각오다.


이 같은 맛에 대한 품질은 세계 시장에서도 통했다. 오히려 ‘한국식 만두’라는 식품의 새 장르를 탄생시켰다. CJ제일제당 은 2016년 미국 만두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1.3%,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처음으로 시장 1위를 달성했다. 특히 25년간 1위를 하던 중국 브랜드 ‘링링’을 따돌렸다는 데 그 의미가 크다. ‘한국식 만두’의 특징인 얇고 쫄깃한 피에 현지인들이 선호하는 재료로 만두소를 만드는 등 현지화 제품 개발에 주력한 결과다. 특히 만두는 ‘육류와 채소 등의 재료를 밀가루로 만든 외피로 싸먹는 음식’으로 세계 보편적인 식문화이기 때문에 ‘비비고 만두’는 ‘익숙한 형태의 새로운 맛’을 가진 제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비비고 만두’가 미국 시장에서 1등을 달성할 수 있었던 데에는 공격적인 투자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크게 작용했다. CJ제일제당 은 미국 현지에서 ‘비비고 만두’를 생산하기 위해 지난 3년간(2014년~2016년) 총 554억원을 투자했다. 캘리포니아 플러턴 공장과 뉴욕 브루클린 공장을 가동하며 연간 만톤의 물량을 생산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다.


판매직원들이 호치민 이온마트에서 비비고 왕교자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판매직원들이 호치민 이온마트에서 비비고 왕교자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제품을 개발한 것도 주효했다. ‘비비고 만두’는 만두피가 두꺼운 중국식 만두와 달리 만두피가 얇고 채소가 많은 만두소를 강조하며 ‘건강식(Healthy Food)’으로 차별화 시켰다. 한입 크기의 작은 사이즈로 편의성을 극대화했고, 닭고기를 선호하는 현지 식성을 반영해 ‘치킨 만두’를 개발했다. 특유의 향 때문에 한국인에게는 호오(好惡)가 엇갈리는 실란트로(고수)를 재료로 사용했다.


중국에서는 2012년부터 광동성 공장에서 ‘비비고 만두’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출시 초반에는 비싼 가격과 낯선 브랜드 등으로 소비자 공략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2015년 주력제품인 ‘비비고 왕교자’를 생산하며 매출 70억원을 달성했고, 2016년 200억원 이상의 성과를 거두며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만두피부터 만두소까지 신선하면서도 맛있고, 다양한 조리가 가능한 ‘한국식 만두’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알렸다. ‘비비고 옥수수 왕교자’, ‘비비고 배추 왕교자’를 출시하는 등 중국 현지화에 힘쓰고 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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