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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해년 한반도 운명 좌우할 미국産 '황금돼지' 트럼프

최종수정 2019.02.04 14:47 기사입력 2019.02.04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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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해년 한반도 운명 좌우할 미국産 '황금돼지' 트럼프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세계 최강대국 지도자로 한반도와 한국민의 삶에 영향을 미쳐왔다. 그러나 유독 황금돼지의 해인 올해 기해년(己亥年)엔 '트럼프 변수(變數)'가 역대 어느 대통령때보다 더 주목받고 있다. 45대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는 한국인들의 입장에서 호재와 악재, 리스크가 섞여 있어 도무지 종잡을 수 없을 정도다. 금발머리에 뚱뚱해 마치 '황금돼지'를 연상시키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연 올해 한국민에게 어떤 사람으로 남게 될까?


◇ 세계 경제 좌우할 미ㆍ중 무역협상

"중국은 환율을 조작하는 등 교활한 방법으로 미국 기업들이 도저히 살아남을 수 없게 만들고 있다.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으며 미국을 죽이고 있다. 통화 조작과 스파이 짓을 하는 중국인들에게 본때를 보여줄 때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기간 동안 했던 발언이다. 그가 얼마나 중국에 대해 강한 반감을 갖고 있는 지 알려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트럼프의 백악관 내에서 가장 영향력이 강한 제럴드 쿠슈너 선임 보좌관도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는 날'(피터 나바로 공저ㆍDeath by China)이라는 서적을 탐독한 후 주변 참모들에게 일독을 권하는 등 대표적 대중국 강경파로 알려져 있다.


이들이 주도한 대중국 무역 전쟁은 지난해 6월 2000억달러 규모의 수입 물품에 대한 25% 추가 관세(기존 15%) 부과로 점화됐다. 중국도 이에 맞서 600억달러 규모의 수입 물품에 대한 25% 보복관세 부과로 맞섰다. 지난해 12월1일 양국 정상이 아르헨티나 G-20정상회의에서 만나 올해 3월1일까지 일단 보복관세 부과를 유예한 후 대중국 무역적자 축소,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중국 정부의 자국기업 보조금 감축, '제조2025 계획' 변경, 금융시장 개방 등 주요 쟁점을 놓고 협상 중이다. 양국은 지난달 30~31일 이틀간 워싱턴DC에서 만나 고위급 협상을 재개했지만 주요 쟁점에 대한 이견이 해소되지 않아 이달 말 정상회담을 통한 '빅딜'이 예고된 상태다.

문제는 트럼트 대통령의 이같은 '중국 손봐주기'가 어마어마한 부정적 파급 효과를 낳고 있다는 것이다. 미ㆍ중 무역전쟁의 장기화로 중국의 소비가 둔화되고 경제 침체 조짐이 보이면서 전세계가 동반 몸살을 앓고 있다. 애플의 휴대전화 매출 감소가 대표적인 사례다. 애플의 매출액은 지난해 4분기 4조5000억원이나 감소(15%↓)하는 등 어닝 쇼크를 빚었는데, 이는 중국내 매출이 전년 대비 50억달러(한화 약 5조5000억원ㆍ27%↓) 하락한 탓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또 미국 내에서의 악영향도 만만치 않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지난해 중반 4%대까지 상승했던 미국 성장률이 올해 1%대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는데, 미ㆍ중 무역전쟁 장기화로 인한 중국 시장 축소가 가장 부정적 요소라고 보도했다. WSJ는 "미중 무역협상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기업들이 신규 설비투자를 꺼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세계 교역 약화로 지난해 12월 미국 공급자관리협회(ISM) 제조업 지수는 54.1%로 근 2년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ㆍ중 무역 전쟁의 결론은 어떻게 될까? 겉으로는 중국이 농산물 대규모 수입 재개, 자동차 관세 철회 등 꼬리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주석이 지난해 12월 1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개혁개방 40주년 경축 대회'에서 "중국 정부는 중국몽을 실현하면서도 영원히 패권은 추구하지 않을 것"한 것을 두고 대미 '항복 선언'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미국도 어려운 점이 있다. 고율의 보복 관세 부과로 인한 수입 물가 상승으로 미국 내 저소득층을 더 어렵게 할 수 있어 마냥 무역전쟁을 지속할 순 없다. 특히 중국은 이미 스타벅스에서 보잉, 애플에 이르는 미국 기업들의 중요한 시장이 됐다. 양국 관계가 이미 상호보완적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또 트럼프의 대중국 반무역 정서가 장기적으로 아시아에서 미국을 대신해 중국이 정치적ㆍ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시각도 있다. 당장은 미국이 무역적자 해소 등 이득을 보는 것 같지만, 길게 볼 때 중국이 훨씬 더 전략적 이득을 취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수입상들이 안정적인 물품 구입 창구를 원해 당장은 한국의 수출기업들이 덕을 보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일부 중국 기업들이 대미 수출 우회 기지를 한국에 설치해 이득을 보기도 했다. 하지만 15억명의 거대한 중국 시장이 위축돼 장기 불황에 들어갈 경우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 경제가 입을 타격이 엄청나다. 이달 말 예상되는 미ㆍ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선택을 할 지에 대해 전세계는 물론 우리나라 경제계의 이목이 온통 집중되는 이유다.


◇ 북핵 없애고 한반도 평화 정착될까?


이달 말 베트남 다낭에서 열릴 것으로 전망된 북ㆍ미 2차 정상회담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까? 지난해 6월 원칙 수준 합의 이후 지지부진했던 북ㆍ미 핵협상과 한반도 평화 체계 구축에 결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기대감은 높다. 양측은 지난달 17~19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워싱턴DC 방문과 스웨덴에서 벌어진 실무협상을 통해 상당부분 정상회담 시기ㆍ장소는 물론 의제 등에 대해서도 일정 수준에서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과 엄청난 진전을 이루고 있다"면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장소와 날짜를 다음주 초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3일 내한해 5일부터 판문점에서 북한 측과 정상회담 관련 세부 실무 회담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2차 북ㆍ미 정상회담의 성사는 양측이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라는 그동안의 기싸움에서 벗어나 점진적 합의 및 대안 마련에 나섰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현재의 교착 상태를 벗어나 북한이 영변 핵폐기 시설 폐기 등 '눈에 띌 만한' 진전을 보여주는 대신 미국이 개성공단ㆍ금강산 관광 허용 등 일부 제재를 완화하고, 전면 비핵화 등은 장기적 의제로 남겨 두고 협상을 해가는 상황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서구 자본의 인프라 투자 등을 통해 북한이 경제 발전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당근'을 제시해가며 핵무기 리스트 제출ㆍ폐기ㆍ검증 등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비핵화(FFVD)로 북한을 이끌어 나가겠다는 것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美 CBS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경제 국가 중 하나가 될 기회를 갖고 있다", "김 위원장은 북한을 엄청난 경제 대국으로 만들 기회를 가졌다"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재선을 위한 치적쌓기의 일환으로 대북 협상 드라이브에 열중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불신이 강한 기존 정보라인ㆍ정치권 등 반대 진영의 반발에 어떻게 대응하냐다. 북ㆍ미 정상회담이 임박했음에도 지난달 30일 상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한 미 정보기구 수장들은 대북 협상 회의론을 강조했다. 특히 댄 코츠 국가정보국장은 "북한은 대량 살상무기 능력의 유지를 추구하며 핵무기와 생산 능력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경우 최근 '비밀 탄도미사일 기지 발견' 등 가짜 뉴스 수준의 비판적 자료를 잇따라 유포하고 있기도 하다. 또 CNN이나 NBC 등 트럼프 대통령에 비판적인 매체들도 "북한이 현재 생산 속도를 유지할 경우 2020년까지 핵탄두 100개를 보유할 것"이라며 '비핵화'의 개념 조차 합의하지 않은 채 진행되고 있는 북ㆍ미 핵협상에 대해 비관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멕시코 국경 장벽. 사진 출처=로이터/연합뉴스

멕시코 국경 장벽. 사진 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밖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 중 관심이 쏠리는 것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지난달 내내 지속돼 미국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힌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 갈등에 따른 정부 셧다운(Shut Downㆍ일시적 업무 정지) 사태가 재현될 지 여부가 가장 민감한 현안이다. 뮬러 특검의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 조사 결과에 따른 탄핵 추진 여부, 법인세 인하에 이은 개인들에 대한 세금 경감 조치 등 경제 정책 등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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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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