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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부 얼려버린 '극소용돌이', 한반도에도 영향 끼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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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로 약화된 제트기류에 고삐풀린 '극소용돌이'

불안한 저기압 기단 어디로 튈지 몰라... 북미, 한반도, 중앙아시아, 유럽 모두 영향권


29일(현지시간) 한파에 얼어붙은 시카고 일대 모습(사진=EPA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한파에 얼어붙은 시카고 일대 모습(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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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미국 중북부와 오대호 연안에 휘몰아친 북극한파의 영향으로 1000만명이 넘는 미국 시민들이 한파 피해를 겪으면서 세계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역사기간 동안 겨울 혹한을 좀체 겪지 않던 미시간, 위스콘신, 일리노이주 등 미 대륙 중위도 지역들이 영하 25도까지 내려가며 막대한 한파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여파로 겨울철 북극권에 갇혀있던 '극소용돌이(polar vortex)'가 중위도 지역까지 세력을 확장하며 생긴 기상이변으로 풀이된다. 이 극소용돌이는 우리나라의 겨울철 기습한파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29일(현지시간) CBS 뉴스 등 미국 현지 언론들에 의하면, 미국 오대호 주변인 미시간과 위스콘신, 일리노이 주 일대의 최저기온이 영하 25도까지 떨어졌다. 도시 전체가 얼어붙은 시카고는 25년만에 가장 심한 북극한파가 몰아쳤다. 이번 한파의 주 요인은 극소용돌이로, 이는 북극에 존재하는 거대한 저기압 소용돌이를 의미한다. 평소에는 제트기류에 갇혀있었지만, 지난해 여름 북반구 대폭염으로 북극점의 평균기온이 급상승해 제트기류가 약화되면서 중위도 지역까지 세력을 확장했다. 지구 자전력에 따라 주로 대륙 동쪽에 위치한 동아시아의 한반도 일대와 미 대륙 동부지역이 기습한파의 피해를 가장 많이 받게 됐다.


원래 극소용돌이는 자전축이 기운채 시속 1400km 이상의 속도로 자전 중인 지구의 극지방에서 발생하게 되는 '전향력(轉向力)'으로 인해 생기는 소용돌이를 뜻한다. 자전 반경이 큰 적도에 비해 반경이 좁은 극지방에서는 각운동량을 보존하기 위해 기단의 움직이는 속도도 매우 빨라지게 되는데, 이에따라 자연스럽게 강력한 소용돌이가 생긴다. 이는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빠르게 회전할 때, 팔과 다리를 안쪽으로 접어 회전반경을 작게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 전향력은 발견자인 프랑스의 과학자, 코리올리의 이름을 따 '코리올리의 힘(Coriolis Force)'이라고도 부른다.


(자료=한국수자원공사)

(자료=한국수자원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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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극소용돌이는 강력한 저기압이지만, 지금까지는 극지방 일대에 불고 있는 제트기류에 의해 쉽사리 남하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로 극지방 기온이 급격히 올라가고, 북극빙하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2010년대부터 극소용돌이를 붙잡고 있던 제트기류의 힘이 크게 약해졌고 이에따라 극소용돌이가 중위도 지역 일대까지 일시적으로 밀고 내려가는 기습한파가 자주 발생하게 됐다. 우리나라의 기습한파 일수가 늘어난 주 요인도 이 극소용돌이 세력권의 남하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극소용돌이가 수십일에서 수십년 주기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것을 두고 '북극진동(Arctic Oscillation)' 현상이라 부르는데, 지구온난화로 극지방의 기온이 급상승하고 기단도 불안해지면서 기습적 남하가 잦게 발생하고 있다.

또한 극소용돌이는 지극히 불안한 상태에 놓여있는 저기압이기 때문에 겨울철 극소용돌이와 대치하고 있는 중위도 일대 고기압 기단의 변화에 따라 어디로 어떻게 기습한파를 남하시킬지 예측하기 힘들다. 이 한파는 북극권 주변과 연결된 북아메리카 북부, 동북아시아 전반, 서유럽 북부, 중앙아시아 일대까지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알 수 없는 기습한파로 큰 피해를 끼치곤 한다. 지난 2014년 시카고 일대에 발생했던 한파, 2012년 1월 400명 이상이 사망한 우크라이나 대한파와 2011년 서울이 영하 16.8도까지 내려가는 기습한파가 발생하는 등 중위도 전역에 걸쳐 한파 피해가 커지고 있다. 지구온난화의 심화에 따라 기습한파는 더 잦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예측은 보다 힘들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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