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빅데이터] 귀성길 "새벽이 좋다"...도둑도 새벽이 좋다

설 연휴 빅데이터 살펴보니

'오전 7시 이전' 교통 원활하지만 보안 취약

철저한 문단속 후 고향 가는 길로 항해야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설 연휴 빅데이터를 살펴보면 교통이 가장 원활한 시간대는 오전 7시 이전으로 나타났다. 다만 성급한 고향 가는 길은 화를 부른다. 빈집털이가 기승을 부리는 때도 연휴 새벽으로 조사됐다. 꼼꼼한 문단속 후 귀성길에 나서야 한다는 게 빅데이터 분석 결과다.

2~4일 오전 7시 이전 교통 원활

SK텔레콤 은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T Map)'의 5년치 빅데이터를 분석해 가장 원활한 귀성길 시간대로 2~4일 오전 7시 이전을 29일 꼽았다. 월 사용자 1100만명에 달하는 T맵 빅데이터를 돌려 산출한 결과값이다.

오전 7시 이후부터는 교통 지옥의 시작이다. 정체의 정점은 오후 2시다. 이후 4시간이 지나서야 교통량이 서서히 줄어들 것으로 봤다.

만약 2~4일 오후 12~2시 사이 출발한다면 부산은 6시간이 소요된다. 광주는 5시간이 걸린다. 오전 5시 출발하는 것보다 각각 1시간30분이 더 소요된다.

고속도로는 설 당일(5일) 정체가 가장 심할 전망이다. 서울-부산은 상하행 양방향 모두 8시간 이상, 서울-광주 구간도 양방향 모두 6시간 이상 걸릴 것으로 나타났다. 평시 대비 3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설 당일의 고속도로 정체 시간은 경부고속도로의 경우 오전 11시에서 오후 7시 사이로 나타났다. 한남IC-영동1터널, 칠곡물류IC-언양휴게소 등 226km의 차량들이 평균속도 50km/h 미만으로 서행할 것으로 봤다. 영동고속도로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105km 구간에서 정체가 예상됐다.

6일은 귀경전쟁이 일어난다. 고속도로는 당일 오전 7시부터 교통량이 늘어나 정오에 가장 혼잡할 것으로 분석됐다. 정오에 출발한다면 부산에서 서울까지는 7시간 10분, 광주에서 서울까지는 6시간 20분 걸릴 전망이다.

오전 7시 이전 빈집털이 기승

결론적으로 보면 오전 7시 이전에 떠나야 귀성이든 귀경이든 편할 것 같다. 여행객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다만 문단속을 철저히 해야 한다. 장기간 집을 비우는대도 문단속을 소홀히 했다간 빈집털이를 당하기 십상이다.

KT 텔레캅은 지난 3년치 긴급출동 빅데이터를 통해 설 연휴간 가장 많은 사건사고와 긴급출동 건수가 발생한 날로 "연휴 첫 날"을 꼽았다. 역대 설 연휴 간 출동건수의 35%가 첫날에 쏠렸다. 일 평균 긴급출동건수보다도 12%가 많다. 긴급출동은 CCTV와 방범 센서에서 전송되는 수만 건의 경보 중 범죄 발생 가능성이 있는 현장에 출동대원이 출동한 경우를 말한다.

일 평균 2000건이 넘는 긴급출동 중 실제 일어난 사건사고도 연휴 첫날 집중됐다. 전체 사건사고 중 63%가 첫 날 발생했다. 셋째 날이 25%, 넷째 날이 12%를 차지했다.

가장 많이 발생한 사고는 도난 사고였다. 전체 사고중 59%를 차지했다. 파손(24%)과 화재(17%)이 뒤를 이었다.

특히 이 같은 사고는 인적이 드문 새벽 2시에서 6시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5시가 18%로 사건 발생률이 가장 높았다. 도난사고의 대부분은 문(82%)을 통해 침입했다. 도둑들은 현금(67%), 판매물품(25%), PC·휴대폰 등 전자기기(8%) 등을 가져갔다.

최승원 KT 텔레캅 출동대원은 "고향으로 떠나기 전 출입문 단속은 물론 작은 창문을 비롯해 우유 투입구 등의 잠금 상태도 꼼꼼히 점검하고, 장기간 집을 비울 때는 전등을 하나 이상 켜놓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