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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a] 자신만의 시각, 경제에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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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a] 자신만의 시각, 경제에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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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해 10월8일 당정청(黨政靑) 회의에서 자신이 공직생활 하면서 경제가 잘 돌아간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거의 없다고 했다. 야당이 고용 악화를 이유로 연일 정부 경제 정책이 실패했다고 비판하자 나온 발언이었다. 정부는 고용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하면서도 수출 역대 최대 등을 방어 논리로 부각시켰다.


경제 상황에 대한 판단은 늘 엇갈리고 논쟁거리가 된다. 그만큼 경제를 해석하는 방법과 도구는 다양하고 복잡하다. 대중들은 헷갈릴 수밖에 없다. 뉴스를 통해 경제 상황을 이해하려 노력하지만 내용이 어렵고 근본적으로는 특정 부분만 부각해 보도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

'나는 오늘부터 경제기사를 읽기로 했다'는 어려운 경제 기사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방법을 알려준다. 경제기사를 인용하고 관련 내용을 최대한 쉽게 설명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런 방식의 경제기사 이해하기 서적은 이전에도 꽤 나왔다. 이 책은 독자가 경제를 이해하는 자신만의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둔다. 저자는 "경제에 대한 자신만의 시각을 가져야 한다. 시각은 정제된 지식에서 나온다. 정리된 기본 지식으로 확고한 토대를 구축해야 제대로 된 시각을 가질 수 있다"고 서문에서 강조했다.


일례로 저자는 국내총생산(GDP) 지표를 통해 경기변동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성장순환과 성장률 순환을 적절히 섞어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저자는 조선일보에서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시중 은행 등 경제 관련 주요 부서를 두루 거친 15년 차 베테랑 경제전문기자다.


책은 열세 개 장으로 구성됐다. 열두 번째 장 '경제, 거품 생성부터 위기 발생까지'가 가장 눈길을 끈다. 2008년 9월15일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상징되는 세계 금융위기를 다뤘다. 금융위기 당시 유동화, 주택저당증권(MBS), 자산유동화증권(ABS), 부채담보부증권(CDO), 신용파산상품 거래(CDS),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 모노라인(채권보증전문회사) 등 생소한 용어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전문가들조차 금융위기의 원인을 진단하는데 애를 먹었다. 저자는 10년의 시간 동안 축적된 정보를 바탕으로 효과적으로 당시의 원인과 전개 과정 등을 설명한다.

저자는 금융위기를 이해하는 가장 기본적인 개념인 유동화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10억 원짜리 집을 사려는 사람에게 어떤 은행이 5억 원을 대출해줄 경우에는 떼일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은행이 떼일 위험을 떠넘기는 방법이 있다. 5억 원의 대출을 근거로 채권을 발행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은행이 1억 원짜리 채권을 총 다섯 장 발행한다. 이렇게 채권을 발행해 모두 판매에 성공하면 은행으로 총 5억 원이 유입되고 은행은 이 5억 원을 대출에 활용한다. 대출자에게 실제로 돈을 빌려준 사람은 채권 구입자가 되고 은행은 단지 중개만 할 뿐이다.'


유동화를 통해 대출자가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렸지만 실상은 은행 돈이 아니라 채권 구매자의 돈이었음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준다. 금융상품이 유동화를 통해 복잡한 구조를 갖게 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다. 다음에는 유동화된 상품이 금융위기로 이어지는 과정을 설명한다.


'대출 기간 동안 대출자가 은행에 이자를 지급하면 은행은 이를 받아 채권 구입자들에게 나눠주고, 은행은 수수료를 챙긴다. 추후에 집값이 하락하고 집주인이 대출을 갚지 못해 집을 팔아야 할 상황에 이르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채권 구입자들이 상환 순위에 따라 지게 된다.'


당시 세계 경제위기의 여파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열두 번째 장은 의미를 지닌다.


금융위기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미국과 유럽 정부는 은행에 공적자금을 대거 투입했다. 이 과정을 통해 은행 부실 문제는 정부 재정 부실 문제로 전이됐다. 미국에서는 달러의 기축통화로서 위상에 대한 문제가 불거졌다. 현재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논란은 EU 국가 정부가 부실해지면서 재정 분담금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근본 원인이다.(박유연 지음/원앤원북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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