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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자유한국당의 친일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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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완주 정치부장] 올해는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다. 하지만 한일 양국은 풀리지 않는 과거사에 아직도 갇혀 있다. 게다가 3.1운동 이후 한 세기가 흘렀지만 한일관계는 현재 최악의 갈등 사태를 빚는 중이다.

안타까운 점은 일본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각이다. 3.1운동 정신이 100년을 이어오고 있지만 보수 정치권의 '친일논란'은 여전이 현재진행형이다.
보수의 가치는 보편적으로 민족주의적 성향이 강하다. 국가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애국주의도 그 연장선이다. 주변국과의 갈등이 고조되면 민족의 자존감을 앞세워 방어막을 펼쳐야 한다.

공교롭게도 일본을 바라보는 보수 야당의 접근법은 다르다. 보편적 보수의 가치 대신 관대한 자세로 일본을 대하는 편이다. 심지어는 우리 내부를 향해 비판의 날을 세우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일본을 편드는 결과를 낳는 셈이다.

그래서 진보적 학자들은 보수 정치인들을 향해 날선 목소리를 주저하지 않는다. 한일 양국이 민감한 사안을 놓고 대립해도 일본과의 우호적 관계만을 유독 강조하는 보수 정치인들을 직접 겨냥한다.. 맹목적인 '숭미사상'과 다를 바 없다는 주장이다. 한미일 삼각동맹이 모든 것을 우선한다는 가치에 매몰됐다는 것이다.
최근 불거진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친일논란이 대표적안 사례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회견에서 불필요하게 일본을 자극한 것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놓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일본을 향해 유감을 표명한 문 대통령의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이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일본을 외통수로 몰아갈 경우 우리의 경제적 타격은 물론 한˙미˙일 동맹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일갈했다.

여당은 당연히 발끈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한국 정치인이 한 말인지, 일본 정치인이 한 말인지 구분이 불가능하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네티즌들도 강제징용 및 위안부 피해자와 관련된 사안까지 일본을 두둔하는 것으로 비진 나 원내대표의 발언을 놓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당은 지난 16일 국회의원 연찬회를 열었다. 대여 투쟁을 결의하기 위한 그 자리에서 나 원내대표와 같은 주장이 반복됐다. 이날 강사로 초빙된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한일관계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박근혜 정부의 위안부 문제 합의 파기 등도 지난 정권의 흠집 내기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강제징용 배상 책임을 인정한 대법원의 판결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나 원내대표와 박 교수의 조합은 이전에도 친일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해 9월 '일본 자민당의 정권복귀와 아베 총리 중심의 자민당 우위체제 구축'이라는 제목으로 간담회를 열었다. 제목에서 풍기는 분위기 때문에 친일 논란이 불거졌다. 아베 정권은 평화헌법 개정을 통해 일본의 군사대국화 의도를 노골화 하고 있다. 그런 아베 정권을 지탱해주는 자민당에게 훈수를 받겠다는 취지 자체가 문제가 된 것이다. 이 때 발표도 역시 박 교수가 맡았다.

나 원내대표는 자민당의 성공사례를 연구하기 위한 취지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간담회의 취지를 친일행위로 매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평화헌법 개정을 위한 방편으로 아베 정부가 계속 한국과의 갈등을 정치적 쟁점화 하는 시도를 부추기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을 외면하고 일본을 두둔하는 듯한 주장을 지속하는 것 자체가 정무적 판단의 '미스'다. 한일 양국의 민감하고 첨예한 갈등 국면에서 친일논란의 오해를 사도 할 말이 없는 일이다.

3.1운동 100주년을 맞는 올해부터라도 보수 정치권의 친일논란이 더 이상 이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정완주 정치부장 wjch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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