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전국 교사들의 수업 실패 사례 ‘책으로 나왔다’…관심 ‘후끈’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광주교육청, 수업혁신사례집 ‘교사, 수업하다’ 발간
신규 교사가 심사 “향후 수업에 도움” 100건 선정
전국 교사들의 수업 실패 사례 ‘책으로 나왔다’…관심 ‘후끈’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문승용 기자] 교사들의 수업 실패 사연들이 공개모집을 통해 2019년 1월 책으로 발간됐다.
발간 주인공은 진보교육 대표주자 광주광역시교육청이다. 아무리 진보교육청이라고 해도 수업 실패 사례를 책으로 내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2017년 8월 광주광역시교육청이 진행한 ‘수업폭망기’ 공모전은 사실 수업폭망기 공모 시작 단계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페**북)에서 화제를 모았다. 당시 광주교육청은 ‘수업을 바꾸는 100가지 아이디어-수업 폭망기를 모집합니다’ 공모를 진행해 ‘교사의 수업 실패 경험 공유를 통해 교사의 전문성을 신장하자’는 제안을 정책화해 시행했다.

공모에 참여한 교사들은 ▲힘들게 교사가 됐지만 가르치는 일은 쉽지 않다 ▲열정도 애정도 지식도 있지만 학생들은 맘대로 되지 않는다 ▲주위에서 책과 강연으로 알게 된 수업성공 사례를 교실에 적용하면 어쩐지 어색하다. 요즘 말로 ‘갑분싸’되기 일쑤 ▲“자신의 장점을 적어서 내라”고 하면 학생들은 “저는 장점이 없다”며 어색해 한다. 그러고는 학생들 스스로 상처받는다 ▲‘학생 자치’와 ‘리더의 자세’에 대한 수업을 했더니 “역시 리더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닌 것 같다”고 답한다. 이런 날이면 교사들도 그날 밤 잠 다 잤다. 매일 매일 자책한다. 학생들의 유리잔 같은 마음을 깨트렸다는 생각까지 든다는 사연을 실었다.
광주교대광주부설초 최종희 교사는 공모에 제출한 글에서 “‘폭망기’라니! 내 수업이 평가 받는 것이 부끄럽거나 두려워서 교실문도 열지 않는 선생님들에게 망한 수업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들려달라는 것이 아닌가?”라며 당시 소감을 적었다. 최 교사는 이어 “‘이 수업 방법이 최고로 효과적이다’는 연수나 강의가 넘쳐나는 마당에 이런 사례를 모집한다는 자체가 재미있고 신선했다”고 참가 이유를 밝혔다.

이처럼 전국에서 여러 사례들이 한데 모여 최종 발간된 책 이름은 혁신수업사례모음-‘교사 수업하다’ 초등편과 중등편이다.

해당 공모전 심사위원을 경력 3년 미만 신규교사로 채운 일도 교육 현장에서 보면 혁명 같은 일이었다. 2019년 1월15일 기준 정식 배포를 시작한 지 2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교사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 서울·제주 등 전국 17개 시·도 각지 학교에서 광주교육청으로 도서 요청이 들어와 200부 넘게 관외 발송했다.

‘교사 수업하다’엔 수업 실패, 그에 대한 개선, 수업혁신 등 100편의 실제 사례가 담겨 있다. 각 사례는 교사들의 ‘성찰’, ‘나눔’, 학생과 교사의 동반 ‘성장’, 수업 ‘협력’이라는 4개의 주제로 분류됐다.

장휘국 교육감은 책을 펴내면서 “수업만큼은 그 누구보다 현장의 교사가 전문가다”며 “교사의 전문성은 개인의 것이 아니고 자신이 가진 다양한 콘텐츠를 나눔으로서 전문성의 가치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광주광역시교육청은 앞으로도 교사의 자발성과 협력을 기반으로 교사의 성장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해 나갈 것이다”면서 “교사들의 수업혁신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광주교육청은 ‘현장의 교사가 전문가입니다’라는 철학으로 교사 서평 나눔집 ‘교사, 독서하다’, 학습공동체 사례집 ‘교사, 함께하다’를 발간하기도 했다. 짧아도 12년. 초·중·고 학창 시절은 길고도 중요하다. 수업 실패와 극복, 개선, 성장, 혁신과 공유는 열정 있는 교사들의 성장기인 동시에 학생들의 성장기다. 상처는 공개해야 치유된다. 위험 표시가 있는 이 ‘지도’를 통해 교사와 학생들은 함께, 더욱 멀리, 안전하게 길을 가게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호남취재본부 문승용 기자 msynews@naver.com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대학 나온 미모의 26세 女 "돼지 키우며 월 114만원 벌지만 행복"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마지막 V10 내연기관 람보르기니…'우라칸STJ'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 용어]'비흡연 세대 법'으로 들끓는 영국 사회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