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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보호법·CCTV…심석희 폭로가 바꾼 풍경, 실효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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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빙상인연대와 문화연대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재범 성폭력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진상규명, 재발방지를 촉구하고 있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는 지난 8일 조재범 코치로부터 성폭행 사실을 털어놓고 조재범 코치를 추가 고소했다. 이에 대해 조 전 코치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젊은빙상인연대와 문화연대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재범 성폭력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진상규명, 재발방지를 촉구하고 있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는 지난 8일 조재범 코치로부터 성폭행 사실을 털어놓고 조재범 코치를 추가 고소했다. 이에 대해 조 전 코치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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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가 조재범 전 코치로부터 지속적인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체육계 안팎이 꿈틀대고 있다. 주장의 사실 여부와는 별개로 스포츠계에서 지속적으로 논란이 된 (성)폭력 문제를 근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이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안민석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은 10일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운동선수보호법)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선수 (성)폭행 죄로 형을 받은 지도자는 영구히 그 자격을 박탈'하는 내용과 '형 확정 이전에도 2차 피해를 방지하고 선수를 보호하기 위해 지도자의 자격을 무기한 정지'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조 전 코치처럼 혐의가 있을 경우 지도자로서 활동할 수 없다.
대한체육회는 이날 이기흥 회장 명의의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국가대표 선수촌 관리를 강화하고 선수 인권을 보장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심석희의 변호를 담당하는 법무법인 세종에 따르면 심석희가 피해를 당했다고 밝힌 장소는 국가대표 선수촌 내 라커룸 등 국가가 운영하는 시설이었다.

체육회는 선수촌 내 남녀 라커룸에 비상벨을 설치하고 사각지대 예방을 위해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CCTV 보강 등 보호장치 마련할 계획이다. 여기에 선수위원회 등 각종 위원회에 스포츠인권 전문가를 포함하고 인권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조재범 전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이미지출처=연합뉴스]

조재범 전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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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체육회 산하 회원단체, 시도체육회, 시군구체육회, 시도종목단체를 대상으로 (성)폭력, 조직사유화, 횡령·배임, 승부조작 등 체육계 비위와 관련한 조사도 병행한다. 이는 외부 전문가 주도로 추진한다. 노태강 문체부 제 2차관은 "체육계나 문체부 주도로 체육계 성폭력 문제를 조사할 경우 사실 왜곡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체육계의 시선이 아닌 일반 국민 눈높이에 맞춰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여기서 비위 사실이 적발될 경우 무관용 원칙에 따라 체육회 회원단체 자격을 박탈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대책들이 체육계에 은폐됐던 성폭력 등의 문제를 근절하는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문체부 주도로 운영한 스포츠비리신고센터 등의 창구가 있었지만 선수들이 피해 사실에 대해 침묵하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체육시민연대, 스포츠문화연구소, 문화연대, 젊은빙상인연대 등 체육계 시민단체들은 "체육계는 성폭력 사건이 일어나기 쉬운 구조적 문제와 사고가 났을 때 이를 묵인하거나 방조, 심지어 공조하는 등의 관행이 남아 있다"며 이를 '침묵의 카르텔'이라고 규정했다.

시민단체들은 체육계에서 선수들이 끔찍한 폭행이나 성폭력에 노출되더라도 침묵할 수밖에 없는 대표적인 이유로 감독과 코치 등 지도자들의 절대 권력을 꼽았다. 국가대표 선수로서 삶에 불이익이 생길까봐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피해자를 선뜻 도울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가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로부터 4년간 상습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가운데 9일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체육계 성폭력 비위 근절을 위한 대책을 발표한 뒤 퇴장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가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로부터 4년간 상습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가운데 9일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체육계 성폭력 비위 근절을 위한 대책을 발표한 뒤 퇴장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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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사고가 터져도 관리자들이 책임지지 않는 행태도 문제로 지적됐다. 체육계 안팎에서는 미국 체조계와 체육계를 뒤흔든 래리 나사르 사건을 언급하면서 우리 현실과 비교한다. 나사르는 미국 미시간대 체조팀과 미국 체조대표팀 주치의로 지내면서 30년 가까운 기간 300명이 넘는 여자 체조선수들을 성추행·성폭행한 혐의로 최장 360년 형을 받고 수감 중이다. 이 사태로 미국체조협회는 물론 미국올림픽위원회 고위급 인사들이 줄줄이 사퇴했다.

최동호 스포츠문화연구소 소장은 "이기흥 체육회장이 2년 동안 측근 챙기기, 규정 위반, 자기 사람 챙기기, 인맥관리에만 신경 썼다. 그 사이 선수들은 폭력과 성폭력에 시달렸다"며 이 회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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