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오늘이 행복한 나라 만들겠다"…키워드는 분배와 공정, 일자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처음으로 정부 주관 신년회 열려
4대그룹 총수 초청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2019 기해년 신년회에서 신년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손선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발표한 신년사 제목은 ‘오늘이 행복한 나라’이다.

지난해 ‘내 삶이 나아지는 나라’라는 제목의 신년사를 통해 어제 보다 나은 오늘의 삶을 이야기한 문 대통령이 올해 신년사에서는 오늘의 행복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행복한 나라’를 강조하면서 경제 문제를 집중적으로 언급했다.

문 대통령이 제시한 ‘오늘이 행복한 나라’의 모습도 경제와 관련돼 있다.

분배와 공정,혁신, 일자리가 키워드였다.

문 대통령은 “선진국을 따라가는 경제가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선도하는 경제, 불평등과 양극화를 키우는 경제가 아니라 경제성장의 혜택을 온 국민이 함께 누리는 경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게 돼야 “발전도 지속가능하고, 오늘이 행복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사상 최초로 수출 6000억 달러를 달성하고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연 것을 언급하면서 “매우 자부심을 가질만한 성공”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매 정부마다 경제성장률이 낮아져 이제는 저성장이 일상화되었고 선진경제를 추격하던 경제모델이 한계에 다다랐다”며 “잘 살게 되었지만, ‘함께’ 잘 사는 길은 아직도 멀기만 하다”고 지적했다.

저성장을 극복하기 위해 기업과 산업의 ‘혁신’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산업 전 분야의 혁신이 필요하다”며 “방식도 혁신해야 한다. ‘혁신’이 있어야 경제의 역동성을 살리고, 저성장을 극복할 새로운 돌파구를 열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이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것을 ‘경제정책의 기조와 큰 틀을 바꾸는 일’이라고 표현하면서 “시간이 걸리고,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 가보지 못한 길이어서 불안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도 미처 예상하지 못하고, 살펴보지 못한 부분도 있을 것이고 왜 또 내일을 기다려야 하느냐는 뼈아픈 목소리도 들린다”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소득주도성장에 따른 부작용으로 현장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정부도 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우리 경제를 바꾸는 이 길은 그러나, 반드시 가야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방향인 소득주도성장의 큰 틀은 결코 포기할 수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경제에 대한 문제를 강조한 것은 국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국민들이 행복감을 느끼지 않고 국정 성과도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의 송년 오찬에서 “우리 사회에 '경제 실패' 프레임이 워낙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어서 성과가 국민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날 신년회가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개최된 것도 이런 인식과 관련이 있다.

주로 청와대에서 열렸던 정부 주관 신년회가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민과 함께 경제성장을 이끌어 가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말했다.

이날 신년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그룹 총수와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한 경제 4단체장, 중소벤처기업 창업가, 소상공인 등 경제계 대표 등이 초청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당분간 경제 행보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1월 일정은 경제 관련 행사로 차 있다”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