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타트 한국 건설, 다시 해외다]쿠웨이트 사막, '오아시스 도시'로 바꾼다
리스타트 한국 건설, 다시 해외다 <8>LH
쿠웨이트 주거복지청과 한국형 '압둘라 신도시' 마스터플랜 공조
첨단기술 접목 도로·상하수도 등 기반 갖춘 스마트시티 모델 수출인근 중동지역 개발 수요 상당해..현지시장 진출 기폭제 기대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쿠웨이트의 수도 쿠웨이트시티에서 차로 30분가량 떨어진 사우스 사드 알 압둘라. 쿠웨이트 정부가 향후 신도시 터로 낙점한 이곳은 아직 황량한 사막이다. 드넓은 황무지 곳곳엔 폐타이어 적치장과 도심 거주민에게 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관정(管井)을 알리는 표지판, 수십㎞ 떨어진 수비야지역 발전소에서 전기를 끌어오는 커다란 송전탑만 있다. 도심 내 각종 건설공사를 위해 이곳에 있는 모래를 실어나르는 대형 트럭이 없었다면 차량 왕래도 거의 없을 법한 지역이다.
허허벌판인 이곳에 한국형 신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쿠웨이트와 한국 정부가 머리를 맞댔다. 앞으로 들어설 주택을 비롯해 상가ㆍ학교 등 주민공동시설, 도로 등 기반시설 전반을 어떻게 조성할지를 담게 될 마스터플랜 용역을 현지 쿠웨이트 정부 주거복지청과 우리쪽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총괄관리하고 있다. 통상 국내 건설사가 해외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 단순히 공사를 수주하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압둘라 신도시의 경우 공사 수주 후에도 양국의 공공기관이 단계별 의사결정 과정에 긴밀히 협의하며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황기현 LH 쿠웨이트지사장은 "올해 초 선정한 선진컨소시엄이 주축이 돼 신도시 부지에 대한 토지이용계획을 포함한 마스터플랜과 함께 향후 사업성을 검증하기 위한 타당성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향후 본격적인 사업에 접어들 경우 LH가 사실상 발주처로 활동하면서 국내 기업의 현지수주를 돕는 선단(船團)식 진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압둘라 신도시는 쿠웨이트 정부가 수도 인근에 개발중인 신도시 9곳 가운데서도 입지가 가장 좋은 편에 속한다. 인구가 밀집한 도심지와 가깝고 도로가 잘 갖춰져 접근이 수월해서다. LH가 맡게 될 신도시 부지의 북측 맞은 편에는 쿠웨이트 정부 주도로 앞서 2~3년 전에 조성된 다른 신도시 사드 알 압둘라가 있다. 새로 깐듯한 아스팔트와 깨끗한 외관의 새 집들이 신도시라는 점을 알려주고 있으나 한국에서 흔히 접하는 신도시와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건물과 기반시설 같은 하드웨어는 갖췄지만 그 안에 사는 거주민의 동선이나 지역 내 공동체생활을 위한 커뮤니티, 도시 미관 같은 소프트웨어 대해선 크게 고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쿠웨이트 정부는 자국 남성이 결혼할 때 주택을 지을 수 있는 부지를 사실상 공짜로 주고 건축비도 지원해주는 등 주택공급을 복지정책의 일환으로 시행하고 있다. 연간 필요한 주택수는 8000가구 수준이나 그간 원활히 공급하지 못해 누적 대기자가 10만명을 넘어섰다. LH가 조성할 신도시 역시 현지 주택복지 주력상품인 400㎡ 규모의 단독주택용 택지 위주로 개발될 예정이다. 주택을 지을 경우 시세차익이 큰데다 여분 공간은 임대로 줄 수 있어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프로젝트 코디네이터로 있는 오영균 LH 차장은 "여전히 단독주택을 원하는 이가 많지만 쿠웨이트 정부가 기존과 같은 주택공급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다양한 방식을 고민중"이라며 "한국식 도시개발은 물론 아파트분양을 포함한 한국식 공동주택 개념을 이식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현재 검토중인 사업성 역시 긍정적인 수준으로 나올 것으로 현지에선 내다봤다. 해당 신도시 부지가 국유지인 까닭에 토지매입비용이 안 들고 전력이나 상하수도, 도로 등 각종 기반시설은 쿠웨이트 정부가 부담키로 했기 때문이다. 향후 들어설 주택이나 택지에 대한 분양책임도 현지 정부가 맡기로 했다. 쿠웨이트는 생산비용이 덜 드는 육상유전이 많아 중동지역에서도 상대적으로 저유가로 인한 재정타격이 덜한 편이다. 오 차장은 "입지가 좋고 향후 첨단 IT기술을 접목한 신도시로 주목받는 데다 그간 주택공급이 부족했던 만큼 쿠웨이트 정부도 압둘라 신도시 조성 후 미분양에 대해선 전혀 걱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오를까 떨어질까 불안하다면…"주가 출렁여도 따박...
현재 계획대로면 마스터플랜을 포함한 사전 용역이 끝나는 시기는 2019년 상반기. 내년 중 사업성 검토 등이 긍정적으로 결론나면 한국업체를 중심으로 한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이후 LH와 주거복지청이 출자한 현지 법인(SPV)이 설립돼 본격적인 신도시 조성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LH는 사업ㆍ건설관리업무를 포함해 분양ㆍ운영관리를 맡을 전망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주거지로서 선호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해수담수화 기술을 적용한 인공호수, 먼저 입주할 수 있는 3000가구 규모의 시범주택을 구상하고 있으며 신도시 내 의료복지단지, 복합리조트 같은 투자유치구역이나 현지 문화를 고려한 모스크 등도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첨단 기술을 접목한 한국형 스마트시티 모델을 수출하는 데다 쿠웨이트 인근의 중동지역 국가의 경우 도심지를 중심으로 개발수요가 상당한 만큼 국내 기업의 현지 시장 진출에도 기폭제가 될 것으로 우리 정부도 기대하고 있다. 황 지사장은 "정부간 협력사업으로 리스크가 적은 데다 국내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지난 수십년간 현지에서 수행한 공사에 대한 신뢰가 두텁다"면서 "한국 ICT기술을 적극 반영해달라고 요구하는 등 사업 환경은 상당히 우호적"이라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