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해소동' 약사회 보이콧…편의점 상비약 확대 "이익단체 빼자" 역풍
품목조정 결정 지정심의위, 약사회와 편의점 올해부터 참여
약사회 전날 자해소동…경실련 "비상식적이고 극단적인 실력행사"
복지부, 연내 6차 지정심의위 개최
[이미지출처=연합뉴스]10월 편의점 상비약 판매 증가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10월 들어 일교차가 커지면서 감기 환자가 급증하자 편의점에서 감기약 등 안전상비의약품과 마스크 판매가 큰 폭으로 늘었다. 18일 편의점 체인 씨유(CU)가 지난 1∼15일 안전상비의약품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83.7%, 작년 동기보다 67.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GS25에서도 지난 기간 안전상비의약품 매출은 전월 동기 대비 82.7%, 작년 동기 대비 97.7% 각각 급증했고, 세븐일레븐에서도 같은 기간 안전상비의약품 매출이 전월 동기보다 75.9%, 작년 동기보다 59.3% 뛰었다. 이날 오전 서울시내 한 편의점에 감기약 등 상비약이 비치돼있다. 2017.10.18 jieunlee@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안전상비약 품목조정을 위한 자리에서 약사회 측의 자해소동으로 결정이 미뤄지면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시민단체에선 편의점 상비약 품목조정으로 영향을 받는 이익단체를 제외하고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5일 보건복지부와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현재 편의점 안정상비약 확대 여부를 논의하는 지정심의위원회에는 약대 교수인 약학계 전문가 2명과 의사단체 2명, 시민단체(경실련 1명 소비자단체협의회 1명) 2명, 기자 1명, 보건사회연구원 1명, 대한약사회 1명, 편의점협회 1명 10명으로 이뤄졌다.
약사법 개정에 따라 2012년 편의점 안전상비약 판매를 도입할 당시에는 지정심의위에 약사회와 편의점협회 몫이 없었지만, 올해 상비약 품목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이익단체 2명이 추가됐다. 편의점 안전상비약 도입 이후 5년이 지난만큼 이해당사자들의 의견 수렴도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약사 측 대표인 강봉임 약사회 정책위원장은 편의점 상비약 품목조정을 최종 결정하기 위해 전날 열린 5차 지정심의위에서 자해 소동을 벌였다. 이날 지정심의위에선 현재 상비약으로 지정된 13개 품목 가운데 부작용 신고가 많은 제품 2개를 빼고 제산제인 겔포스와 지사제인 스멕타를 포함하는 방안을 놓고 표결할 예정이다. 당초 지정심의위원회 합의로 결정키로 했지만, 매번 회의마다 약사회가 반대를 굽히지 않아 차선책을 선택한 것이다.
이에 강 정책위원장은 칼을 빼들어 와이셔츠를 걷어 배를 찌르려고 시도했다. 다행히 주변에서 말리면서 할복은 무산됐지만, 편의점 상비약 품목을 조정하려는 표결은 연기됐다. 복지부는 지정심의위원들과 협의해 이달 안으로 6차 회의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약사회는 전날 성명을 통해 "정부의 일방적인 거수기에 불과하다는 현실을 목도한 만큼 더 이상의 위원회 참여는 무의미하다는 것을 밝힌다"면서 보이콧을 선언했다. 약사회는 "안전상비약은 국민의 건강이나 안전에는 무관심하고 특정 재벌이나 대기업에 특혜가 돌아가는 과거 정부의 적폐"라고 지적했다.
약사회는 또 "안전상비약제도 이후 부작용 보고 건수가 3배 이상 증가하고, 특히 지난 4년간 아세트아미노펜 부작용으로 인한 사망이 6건이나 발생했다"면서 "안전상비약에 대한 최소한의 교육도 받지 않은 종업원이 의약품을 판매하고, 편의점의 불법 비율은 72.7%에 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정치권 일각에선 의약품 부작용에 대한 위험성을 근거로 이같은 약사회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광수 국민의당 의원은 안전상비약의 편의점 공급량이 2012년 194만개에서 지난해 1956만개로 10배 가량 늘었고, 부작용은 122건에서 368건으로 증가했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를 근거로 상비약 확대에 반대했다. 두 의원은 심야공공약국의 확대를 대안으로 제시하기로 했다.
전날 열린 5차 지정심의위 전까지 시민단체들은 상비약 확대에 대한 공개적인 입장을 자제했다. 약사회를 비롯해 의약품 안전성을 내세운 반대 주장이 여론을 주도했다.
하지만 경실련은 약사회의 자해소동 직후 성명을 통해 "직역의 이익에 반한다고 정책 결정과정을 무시하고 비상식적이고 극단적인 실력행사로 논의를 방해한 행위는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해당 직역의 주장은 더 이상 재고할 가치가 없는 만큼 정부는 더 이상 직역 이기주의에 좌고우면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주말과 심야시간 국민의 안전상비약 구매 불편해소와 접근성 제고를 위해 지사제, 제산제, 항히스타민, 화상연고 4개 품목의 편의점 판매를 확대해야 한다"면서 "상비약의 경우 6개월 단위의 정기 분류위원회를 운영하여 부작용이 많이 발생하면 일반약으로 전환하고, 이상이 없으면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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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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