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잠깬 금리]금리인상 시작됐다…부동산시장 위축되나
내년 금융규제 등과 맞물려 파급력 커질수도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초저금리 기조가 깨졌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30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자 부동산시장은 금리인상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3~4년간 부동산시장을 떠받쳤던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린 만큼 시장 위축은 불가피하다.
이날 한은은 금통위 본회의를 열고 연 1.25%인 기준금리를 1.5%로 인상했다. 지난해 6월 이후 16개월째 역대 최저 수준에 묶여있다 인상된 것이다. 2011년 6월 이후 6년5개월 만의 금리인상이기도 하다.
한은이 그동안 꾸준히 기준금리 인상 신호를 보낸 만큼 시장이 이미 금리인상을 선반영했다. 은행연합회 공시를 보면 IBK기업·KEB하나·스탠다드차타드은행 등의 10월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분할상환식) 평균 금리가 최근 1년5개월 동안 0.49∼0.81%포인트 올랐다. 현재 시중은행의 주담대 평균 금리는 일제히 3%를 넘어섰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에 묶여있는 사이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는 기준금리가 1.50%이던 시절의 수준을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가뜩이나 정부가 전방위적인 금융규제로 돈 줄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가 오르면 주택시장에 직격탄이 된다. 금리인상으로 주담대 금리가 더 오르면 대출을 받아 기존 주택을 사거나 새 아파트 분양에 나섰던 실수요자들과 투자자들이 소극적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 대출을 받기도 힘들고 대출 가능한 금액도 줄어든 상황에서 이자부담이 늘어나서다. 오피스텔·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시장도 마찬가지. 그동안 은행 이자보다 임대수익이 높아 수익형 부동산으로 투자자들이 몰렸는데 금리가 오를수록 매력이 반감된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신규 가계대출에서 고정금리 비중은 27.3%로 3년8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정부가 고정금리 대출 전환을 유도하고 있지만 변동금리 비중이 70%를 넘어선 것이다. 당장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 때문에 변동금리 대출을 선택했지만 금리 상승기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IBK기업은행에서 3억원을 10년 만기 분할상환식의 변동금리 연 3.55%로 대출을 받은 경우 예상 이자액은 총 5683만2937원이다. 하지만 금리가 3.80%로 오를 경우 총 이자액은 6107만428원으로 423만7491원 더 많아진다.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인상이 부동산시장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하겠지만 당장 큰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6개월간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 신호를 보낸 만큼 금리인상은 시기의 문제였고 인상폭도 크지 않아서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인상은 부동산시장의 하방압력이 분명하지만 쇼크는 아니다"라며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에 스프레드(가산금리) 인상에 대해 경고하고 있는 상황이라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도 "인상폭 자체가 크지 않아서 시장이 급변하거나 집값이 급락하는 상황은 없을 것 같다"며 "내년에 순차적으로 몇 차례 인상 포석을 깔고 있긴 하지만 점진적으로 연착륙할 수 있는 선에서 조정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문제는 심리다. 금리인상이 앞으로 몇 차례 더 지속된다면 부동산시장 전반에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초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부동산 투자자나 실수요자 모두 '금리 리스크'에 둔감해진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
앞서 국토연구원은 전국 주택가격이 1% 상승할 것이라는 전제 아래 기준금리가 1%포인트 인상될 경우 상승률이 0.4%로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국토연구원이 자체적으로 각종 거시경제 지표를 합성해 만든 거시경제모형으로 시뮬레이션 한 결과다. 건산연도 올 연말이나 내년 초 한은이 기준금리를 한 차례 인상한다는 전제로 내년도 전국 주택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각각 0.5%씩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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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일 팀장은 "금리인상이 내년부터 본격 시행되는 대출 규제와 맞물리면 파급력이 커질 수는 있다"면서도 "서울 강남 등 선호도가 높거나 각종 호재가 있는 지역 등 국지적으로는 유동자금이 여전히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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