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그후]'알펜시아' 대신 '평창'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알펜시아 스포츠 파크'. 지난 14일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지에서 열린 재난안전통신망 시연 행사 때문에 강원도 평창 대관령면에 소재한 이곳을 방문한 후 계속 머릿속에 남아 있는 이름이다. 도대체 이 정체불명의 합성어는 무슨 뜻일까? 다행히 당일 현장에서 관계자들의 설명을 들으니 이해가 되긴 했다. 스키와 산악 스포츠로 유명한 유럽의 '알프스'와 아시아(Asia) 또는 판타지아(환상ㆍFantasia)의 합성어란다. 해석하자면 '환상적인 아시아의 알프스' 정도 될 것이다.
그러나 이 정체불명의 외국어 합성어로 굳이 '평창'이라는 고유의 지역 이름을 가릴 필요가 있었을까? 스키 점프장을 비롯한 곳곳에 적혀 있는 '알펜시아'라는 이름은 대회 때 TV 중계 등 온갖 미디어에 노출될 것이 분명하다. 즉 수많은 시간ㆍ노력ㆍ정성, 재정을 들여 대회를 개최하는 평창의 이름을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기회임에도 불구하고, '알펜시아'라는 정체불명의 합성어로 인해 그 기회를 놓치게 된다는 것이다.
스키 점프 등 대부분의 설상 종목과 개ㆍ폐회식 등이 개최되는 핵심 장소는 보통 외국의 경우 그 지역 이름을 따서 명칭을 짓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도 '평창 스포츠 파크'라는 이름이 적절했을 것이다. 지역 홍보 측면에서, 대회 개최 장소를 정확히 알린다는 의미에서도 훨씬 명료했을 것이다. "왜 한국에서 열리는 동계스포츠의 제전에서 '알프스'를 홍보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지난 6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알펜시아 스포츠 파크'라는 명칭과 '올림픽 스포츠 파크'라는 이름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을 받았다고 하지만, 아직까지도 현장에선 '알펜시아'라는 이름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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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알펜시아는 골칫덩어리다. 강원도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와 대회 기반시설 용도로 조성했지만 막대한 재정 부담이 되면서 조기 해외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2004년 '피스벨리'라는 이름으로 시작됐지만 2005년 '알펜시아'라는 이름으로 변경됐다. 2010년부터 영업 중이다. 지난 10월 기준 8196억원의 부채를 갖고 있어 하루 이자만 4700만원씩 내고 있다. 호텔, 리조트, 스키장, 워터파크, 콘서트 홀, 골프장 등을 갖췄지만 관광객이 드물어 매년 큰 적자를 보고 있다. 올림픽 개최와 KTX 개통으로 그나마 숨통이 트이게 될 지도 아직은 미지수다.
80일 안팎으로 다가온 평창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데에는 15조원이 넘는 돈이 투자된다. 지금이라도 알펜시아라는 국적 불명의 이름을 지우고 '평창'이라는 고유의 지명을 당당히 앞세우는 것은 어떨까? 들인 돈이 아깝지 않다고 느끼게 될 이유 중 하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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