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평창올림픽, 롱패딩에서 배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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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올림픽 기간 꺼지지 않고 타오를 성화가 전국을 누비고 있다. 마침 지난 주부터 강원도권 스키장이 개장했다. 서울 목동에서는 쇼트트랙 월드컵 대회가 열렸다.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시즌이 막을 올렸다는 의미이다.


평소 아이들과 스키장과 아이스 링크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만큼 이번 겨울은 뜻 깊은 시즌이다. 아이들은 올림픽 스키 경기를 꼭 보고 싶다고 했다. 어떤 경기를 보러 가야 할까 행복한 고민을 해 본다. 일단 티켓값이 상당히 비싼 피겨스케이팅과 쇼트트랙 스케이팅은 제외다. 저렴하면서도 화려한 볼거리가 있는 프리스타일 스키 모글ㆍ에어리얼ㆍ슬로프 스타일이나 스노보드 하프 파이프가 눈에 들어온다. 아니면 시속 100㎞ 이상의 속도로 설원을 질주하는 화끈한 알파인 스키 활강 경기를 보러 갈까.

주변 동호인들 중에는 비슷한 고민을 하는 이가 적지 않다. 열혈 동호인들은 관람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는지 살을 에는 추위 속에서 깎아지른듯한 경사의 활강 스키 경기장을 조성하겠다고 자원까지 했다.


그런데 눈을 조금 더 돌려 보면 이런 고민을 하는 이들은 극소수다. 당연한 일이다. 이해가 간다. 숙박비는 비싸고 주요 행사와 경기는 해외 프라임 타임에 맞춰져 있다. 역사적인 행사에 관객으로나마 동참하려면 어둠 속에서 추위와 싸워야 한다는 의미이다.

실내 경기로 치러지는 강릉의 상황은 그나마 낫다. 올림픽 기간 설상 경기가 열리는 평창과 정선에 부는 바람은 체감 온도를 뚝 떨어뜨릴 것이다. 경기장에 많은 인원이 몰려도 문제다. 제반 시설과 동떨어진 설상 경기장에서 식사, 휴식 공간을 찾기는 더욱 쉽지 않아 보인다. 경기장까지 이동하는 것 조차도 쉽지 않다.


십여년 전 올림픽 유치를 기원하며 예비고사 격으로 열렸던 스키 월드컵 경기를 관람한 적 있다. 이번 올림픽 회전과 대회전 스키 경기가 열릴 코스에서 열린 대회에 관객이 있을 리가 없었다. 인근 주민들이 동원된 것은 물론 서울에서부터 관객 유치를 위한 눈물겨운 노력이 있었다. 식당이 없어 현지에서 식사를 제공해야 했다.


북한이 두 달여 도발을 하지 않으면서 고조되던 올림픽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조금씩 사라진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렇다고 해도 해외에서 올림픽 관람을 위해 한국을 찾으려는 움직임도 두드러지지 않는다.


항공권 가격을 살펴보자. 올림픽 기간 뉴욕에서 서울을 오가는 직항편 왕복 가격이 120만원 정도이다. 올림픽 기간임에도 한국행 수요가 없다는 의미이다. 천정으로 치솟은 숙박비용과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이다. 평창행 KTX를 시승한 일본 아사히 신문 기자는 경기 관람 후 숙박하지 말고 서울로 돌아오라는 친절한 안내까지 해줬다.


해외 언론들은 관객 동원을 이번 올림픽의 가장 중요한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 등 외신들은 김연아가 빠진 동계올림픽에 대한 한국민들의 관심이 차갑다고 우려하고 있다. 최순실 스캔들로 올림픽의 이미지가 추락했지만 이 정도여서는 곤란하다.


올림픽 관객 동원 문제는 우리만의 고민 거리는 아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도 관객이 없어 자원봉사자를 동원하는 등 소동을 겪었다. 그렇다 해도 방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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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엉뚱하게도 올림픽 기념 롱패딩이 연일 화제다. 22일에도 롱패딩을 사기 위한 줄은 매장이 열기 전부터 장사진을 이뤘다. 구매자들 대부분은 싸서 산다는 반응이지만 평창 올림픽과 관련한 모처럼의 히트상품이라는 점이 반갑다.


이런 예에서 보듯 아직 기회는 있다. 기업들이 올림픽 티켓을 연계한 마케팅을 할 수 있도록 국내법적인 규제를 한시적으로 풀어주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와 정부의 혜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백종민 국제부장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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