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루블레프 꺾고 ATP 넥스트 제너레이션 초대 챔피언 등극
투어급 대회 첫 우승…2003년 1월 이형택 후 14년10개월만에 쾌거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대회 우승도 가시권에 들어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지난 5월 한국 테니스 간판 정현(21·삼성증권 후원)이 독일 BMW오픈에서 자신의 투어 대회 최고 성적인 4강 진출을 이룬 후 잠시 귀국해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정현이 6개월 만에 약속을 지켰다.


정현이 12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ATP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 결승에서 러시아의 안드레이 루블레프(3-1(3<5>-4, 4-3<2>, 4-2, 4-2)로 제압하고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이 대회는 ATP가 올해 신설한 대회로 21세 이하 선수 중 세계랭킹이 높은 여덟 명을 초대해 우승자를 가렸다. 21세 이하 유망주들의 왕중왕전인 셈이다.


ATP 홈페이지는 이 대회 결승을 앞두고 정현이 'ATP 투어 첫 우승에 도전한다'며 이 대회가 투어급 대회임을 확인했다. 한국 남자 테니스 선수가 ATP 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이형택(41)이 2003년 1월 아디다스 인터내셔널에서 정상에 오른 후 14년10개월 만이다.


정현은 ATP 투어급 대회 첫 우승을 달성하면서 올 시즌 최고의 한 해를 멋지게 마무리했다.



정현은 올 시즌 초부터 놀라운 기세를 보여줬다.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1월 호주오픈에서 자신의 메이저대회 두 번째 승리를 거두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호주오픈 전 세계랭킹 105위였던 정현은 호주오픈에서 1승을 챙기며 100위 안으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정현은 4월 ATP 투어 500 시리즈인 바르셀로나 오픈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당시 세계랭킹 31위 필리프 콜슈라이버(34·독일), 21위 알렉산더 즈베레프(20·독일)를 잇달아 제압했다. 정현은 '클레이 황제' 라파엘 나달(31·스페인)에게 져 8강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나달을 상대로도 1세트 타이브레이크까지 끌고가며 만만치 않은 실력을 보여줬다.


정현은 곧바로 출전한 250시리즈 BMW 오픈에서는 처음으로 투어 대회 4강에 올랐다. 당시 2회전에서 랭킹 16위 가엘 몽피스(31·프랑스)를 제압하며 이변을 일으켰다.


정현의 상승세는 계속 됐다. 5월 말 250 시리즈인 리옹 오픈에서 16강까지 올랐고 곧 이어진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프랑스오픈에서는 3회전 진출에 성공했다. 메이저 대회 첫 3회전 진출이었다.


프랑스오픈 3회전은 일본의 게이 니시코리(28)와의 한일전이었다. 경기는 정현이 한창 상승세를 타고 있던 4세트 세 번째 게임을 마친 후 비가 내리면서 하루 순연됐다. 정현은 결국 2-3(5-7, 4-6, 7-6<4>, 6-0, 4-6)으로 아쉽게 졌다.


프랑스오픈 후 정현은 주춤했다. 잔디코트 대회인 세 번째 메이저대회 윔블던을 대비해 연습하던 중 왼쪽 발목을 다쳤다. 결국 윔블던 출전을 포기했다. 7월 말 BB&T 애틀랜타 오픈을 통해 투어 대회에 복귀했으나 1회전에서 탈락했다. 정현은 8월 마스터스 대회인 로저스컵에서 16강까지 오르며 다시 상승세를 탔다. 로저스컵 2회전에서는 랭킹 13위 다비드 고핀(27·벨기에)을 제압했다.


8월 말에는 250 시리즈인 윈스턴-세일럼 오픈에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윈스턴-세일럼 1회전에서 만난 상대가 ATP 넥스트 제너레이션 결승 상대인 루블레프였다. 정현은 당시 루블레프를 상대로 2-1(5-7, 6-1, 6-1) 역전승을 거뒀다. 그때 이긴 자신감이 이번 넥스트 제너레이션 조별 리그와 결승에서 잇달아 루블레프를 제압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정현은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에서는 2회전 진출에 만족했다. 이어 10월 상하이 롤렉스 마스터스와 이달 초 롤렉스 파리 마스터스에서도 잇달아 2회전 진출에 성공했다. 상하이 마스터스에서는 다시 한 번 랭킹 13위 로베르토 바우티스타 아굿(29·스페인)을 제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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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은 지난해까지 ATP 투어와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22승을 거뒀다. 하지만 올 한 해에만 24승을 챙기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넥스트 제너레이션 5승을 더하면 올 시즌에만 29승을 챙겼다. 넥스트 제너레이션 우승으로 차세대 주자임을 공인받으며 멋지게 한 해를 마무리했다.


주머니도 두둑해졌다. 정현은 파리 마스터스까지 올 시즌 상금 65만510만달러(7억2831만원)를 벌었다. 넥스트 제너레이션 우승 한 방으로 상금 39만달러(약 4억3664만원)를 더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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