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호 사장 공식 복귀, 기획·대관 등 옛기능 빼고 계열사간 전략적 시너지 집중

삼성전자 조직도

삼성전자 조직도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삼성전자가 사장단 인사를 통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사업조정TF'를 수면 위로 꺼내들었다. 과거 미래전략실에서 갖고 있던 기능 중 전략, 인사, 재무 등 꼭 필요한 것을 수행함으로써 '투명성'과 '신속한 의사결정'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4차 산업혁명 등에 대비한 생존 전략을 수립하는 데 주력하되 기존 사업부문과의 업무 조율에서도 힘의 균형감을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전일 단행된 삼성전자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미래전략실 해체로 인해 사라졌던 컨트롤타워를 부활시켰다는 점이다.

정식 조직이 아닌 태스크포스(TF) 조직을 인사와 함께 정식 발표하고 전 미래전략실 출신의 정현호 사장(전 미전실 인사팀장)을 공식 복귀시켰다는 점에서 과거 미래전략실과는 명확한 선을 그었다는 평가다. 계열사 간 사업조정을 담당하되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대목이다.


◆"모든 의사결정 투명하게"…'컨트롤타워 부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수뇌부는 컨트롤타워 부활 여부를 놓고 오랫동안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너 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까지 역할 분담과 그룹 차원의 공동 투자, 인수합병(M&A) 등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 사안 모두가 미뤄진다는 지적에서다.


퇴임한 윤부근 사장은 지난 9월 독일 'IFA 2017'에 참석해 "지금 삼성에는 선단장이 없다"면서 "함대가 가라앉는 것은 순식간"이라며 현재 삼성전자가 최대 실적을 내고 있지만 컨트롤타워 없이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권오현 부회장도 퇴임사와 창립기념사를 통해 "1위를 달성한 지금이 위기의 시작"이라며 "일부 사업의 성장 둔화, 신성장동력 확보 지연 등 사상 초유의 위기를 헤쳐 나가기 위해선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점에서 사업조정TF는 거대한 삼성전자의 조직 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쪽으로 윤곽이 잡혔다. 무엇보다도 권한과 책임을 명확하게 함으로써 조직의 투명성도 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래전략실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컨트롤타워를 수면 위로 등장시킨 것은 그만큼 현재 삼성에 계열사 간 사업조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사업부문, 사업조정TF, 이사회가 각각 제 역할을 다하며 모든 의사결정을 투명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기능 다 떼고 계열사간 '시너지'에 집중= 정현호 사장이 이끄는 사업지원TF는 삼성전자의 전략과 재무, 인사 등을 총괄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등 전자 계열사간의 장기 투자 계획 및 사업조정 역할도 맡는다. 미전실 해체 이후 삼성전자와 삼성SDS가 별도로 인공지능(AI) 플랫폼을 개발하는 등 일부 중복된 사업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어 교통정리를 할 가능성이 있다.


미전실 부활이라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 법무, 대관, 기획, 홍보 등은 배제시켰다. 퇴임 의사를 밝힌 윤부근 사장이 CR 담당 부회장으로 승진해 공식적인 대관 업무를 맡게 된 배경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업조정TF는 과거 미래전략실과는 전혀 다른 성격의 조직"이라며 "4차산업으로 여러 산업분야가 통합되는 것이 현재 트렌드인만큼 계열사간의 장기투자, 인수합병(M&A) 등 전략적 시너지를 거둘 수 있는 부분으로 역할이 한정돼 있다"고 말했다.


사업조정TF는 인력도 최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전실 해체 이후 안식년을 갖거나 각 계열사로 돌아간 임원들 일부가 TF로 발령이 났고 수원사업장에 TF 조직을 꾸릴 예정이다.


◆'옥상옥' 없애고 신속한 의사결정= 이번 인사를 통해 삼성전자는 ▲각 사업을 담당하는 3개 사업부문과 사업부장 조직 ▲스텝 조직을 총괄하는 '사업조정TF' ▲세트 부문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삼성리서치' ▲이사회 4개 부문의 역할을 재정립했다는 평가다. 명확한 역할 분담을 통해 의사결정에 속도를 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3개 사업부문장중 소비자가전(CE)와 IT모바일(IT)은 사업부장을 겸임해 '옥상옥'을 없앴다. 반도체(DS) 부문 역시 반도체총괄 자리를 없애 의사결정 단계를 줄였다.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를 만든 셈이다.

AD

여기에 더해 각 사업부 별로 분산돼 있던 연구조직을 하나로 더해 중복 투자를 줄이고 사업부간 R&D에 시너지 효과를 더한다는 복안이다. 이사회 의장 역시 회사 경영진과 분리해 제 역할을 강화하는데 힘을 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조직내 큰 변화가 없다고 하지만 의사결정 구조가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명확하게 역할을 분리해 권한을 행사하게 한 것도 특징"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