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아파트, '층간 흡연' 못잡아…실효성 논란
[아시아경제 문수빈 기자] #직장인 김은정(24·가명) 씨는 집안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었으나 아랫집에서 올라오는 담배 연기 때문에 바로 닫을 수 밖에 없었다. 또 빨래해 놓은 옷에 담배 냄새가 배는 것도 일상이었다. 김씨는 고민 끝에 금연아파트로 이사를 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보건복지부는 31일 금연아파트에서 흡연할 경우 과태료 5만원이 부과되는 골자를 담은 ‘국민건강 증진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 같은 개정안은 이르면 11월3일 시행된다.
이에 따라 담배 연기에서 멀어질 수 있는 탈출구, 금연아파트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금연아파트는 복도, 계단, 엘리베이터, 지하주차장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한 공동주택으로 2016년 9월3일부터 시행돼 흡연으로 인한 주민들의 갈등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작용했다.
복지부는 국민건강 증진법에 따라 공동주택 거주세대 2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어 금연구역지정 신청서 등의 관련 서류를 담당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제출하면 아파트 등의 복도, 계단, 엘리베이터, 지하주차장의 전부 또는 일부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해당 지역에서 이웃의 신고 또는 지자체의 단속으로 흡연한 사실이 적발되면 과태료 5만원이 부과된다.
금연아파트 제도를 시행한 지 1년째인 올해 9월 기준 서울 51곳 등 전국 264개 아파트가 금연 아파트로 지정돼 있다.
하지만 금연아파트는 주택의 외부만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세대 내 흡연은 단속하지 않아 ‘수박 겉핥기’ 식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015년 8~9월 서울 시내 아파트와 연립주택 등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2600가구를 대상으로 간접흡연 실태를 조사한 결과 74%가 옆집·아랫집의 흡연으로 인한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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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설문조사 후에 2016년 9월 시행된 금연아파트는 층간 흡연으로 고통 받는 시민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 금연 아파트는 복도, 계단, 엘리베이터, 지하주차장만을 금연 구역으로 지정하기 때문에 이처럼 피해가 심각한 층간 흡연은 단속하지 못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이같은 지적에 복지부 관계자는 “집에서 흡연은 개인의 사적 공간이기 때문에 단속이 어려운 현실”이라며 “베란다, 화장실 등 실내에서 흡연할 경우에 대한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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