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교섭단체 구성, 교섭+非교섭은 국회법상 논란 있어…정체성도 발목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보수통합의 흐름이 가속화 되면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잔류파가 국회 내 공동교섭단체를 꾸리는 시나리오가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 양당 의원들로 구성된 '국민통합포럼'의 일부 의원들은 공동교섭단체 구성 등의 아이디어를 교환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20석으로 1~2명의 의원만 탈당해도 교섭단체의 지위를 상실하는 바른정당, 중도 연대·통합을 모색하지만 정체성의 문제가 잠복한 국민의당에게는 매력적인 카드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양당의 공동교섭단체 구성은 가능할까. 현행 국회법 제33조는 교섭단체에 대해 "국회에 20인 이상의 소속의원을 가진 정당은 하나의 교섭단체가 된다. 그러나 다른 교섭단체에 속하지 않는 20인 이상의 의원으로 따로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사례와 달리, 교섭단체와 비교섭단체가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별도의 공동교섭단체를 꾸릴 수 없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지만, 1963년 결성된 삼민회의 경우 구성 정당 중 하나인 옛 민주당(13석)이 당시 교섭단체 구성요건(10석)을 충족하기도 했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국민의당이 하나의 교섭단체를 이룬 만큼, 별도의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면서도 "여러 사례들이 있어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전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처한 현실도 제약요소다. 두 당은 경제정책 등 여러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대북문제에 대해서는 햇볕정책 등 적잖은 이견을 갖고 있기도 하다.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국민의당은 국민의당이다. 정당은 정체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안 그래도 어려운 당이다. 당 내·외에서 신중한 태도를 보이자고 제안한다"고 선을 그었다.
현실적인 실익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국민의당의 한 의원은 "국회법상 난점이 해결된다고 해도, 국민의당이라는 교섭단체가 있는데 굳이 별도의 교섭단체를 꾸릴 이유가 있느냐"며 "예우를 갖춰 (잔류파를) 흡수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