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장칼럼]금융권 국감이 두렵다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이번 국정감사의 캐치프레이즈가 '적폐청산'입니다. 10년 만의 정권 교체로 여야가 바뀐 상황에서 여당 측이 오히려 더 무섭네요."
금융권 한 인사의 푸념이다. 이번 국감에서 최고경영자(CEO)가 증인으로 불려가는 만큼 국감이 마무리될 때까지 여의도 인근에서 살아야할 판이라고 털어놓는다.
국감 시즌이다. 국회 국감이 오늘부터 31일까지 20일간 실시된다. 이번 국감은 국회 법제사법위를 비롯해 16개 상임위에서 701개의 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이는 지난해보다 10개가 늘어난 규모다. 상임위별로 모두 28회에 걸쳐 현장시찰도 실시된다. 여당은 이번 국감을 통해 전 정권인 박근혜 정부와 이명박 정부 등 보수정권의 10년간 국정 운영을 낱낱이 파헤치겠다며 벼르고 있다. 이른바 적폐청산의 계기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야당 역시 만만치 않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국정감사인 만큼 신고리 5ㆍ6호기 공사 중단문제, 최저임금 인상, 보건ㆍ복지정책 등 '신 적폐청산'을 부르짖고 있다.
금융권에서도 국감이 두렵기는 마찬가지다. 국정농단 사태 여파를 비롯해 가계부채 문제와 케이뱅크 특혜 논란 등이 주요 쟁점으로 부각했기 때문이다. 오는 16일 금융위원회를 시작으로 17일 금융감독원, 23일 한국은행, IBK기업은행, KDB산업은행, 24일 예금보험공사, 27일 기타 금융기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한다.
금융위 국정감사에서는 가계부채 현안 문제가 집중 부각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금융감독원의 경우 지난달 감사원에서 금감원 내 52건의 위법ㆍ부당사항을 적발한 내용에 대한 질타가 이어질 전망이다. 채용비리, 차명주식 거래 등 내부직원의 도덕적 해이가 밝혀진 만큼 강도 높은 개혁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사 CEO들도 잇따라 증인 요청을 받은 상태라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먼저 최근 이슈인 케이뱅크 특혜 논란과 관련해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케이뱅크는 최대주주인 우리은행이 예비인가 신청 당시 자기자본(BIS)비율 조건(국내 은행 평균14.08%)을 충족치 못한 14%였음에도 금융당국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김상택 SGI서울보증 대표는 단말기 보증보험료 관련 증인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이 강력하게 추진 중인 가계통신비 인하 이슈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 방영민 삼성생명 부사장 등도 증인 대상에 포함됐다.
이번 국감은 그간의 금융권 적폐를 청산하기 위한 좋은 기회다. 의혹 투성인 점들을 모두 밝혀야 한다. 이번 국감에서 털고 갈 것은 털고 가야만 한다. 그래야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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