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추석 연휴 끝나는 게 무섭다"…국감서 '묻지마 증인' 소환
12일부터 국감 시작…정무위, 산업위 등 대규모 기업인 증인 채택
국감 준비 기간 중 일부 의원들은 공정위 들먹이며 기업 압박도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추석 연휴 직후인 이달 12일부터 31일까지 열리는 국회 국정감사에선 올해도 기업인들의 '묻지마 출석'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추석 직전인 지난달 28일 국회 정무위는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 여승동 현대자동차 사장, 허진수 GS칼텍스 회장, 장동현 SK(주) 사장,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 임병용 GS건설 사장, 이경섭 NH농협은행장 등이 채택됐다.
정무위는 이해진 전 네이버 이사회 의장도 증인으로 채택했다. 네이버는 공정위로부터 '총수가 있는'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받아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네이버의 총수로 지정된 이 전 의장을 불러 공정위 관료들과 대질해 사실 관계를 따져보겠다는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김연철 한화 기계부분 대표, 이병선 카카오 부사장, 조민수 코스트코코리아 대표, 윤동준 포스코에너지 대표, 나기용 두산중공업 부회장 등 기업인 9명을 증인과 참고인으로 채택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도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 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고동진 사장, 최상규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사장)을 증인으로 줄소환 한다.
지난달부터 이어져 온 국감 준비 기간 동안 일부 야당 국회의원들은 공정거래위원회를 들먹이며 후원금을 마련하기 위해 상식에 어긋나는 행동도 일삼았다. (본지 9월14일자 1면 참조) A 의원실 보좌관이 B기업 관계자를 만난 자리에서 "B 기업의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를 조사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오너가 지분율 변화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다"고 으름장을 놓았지만, B 기업이 공정위에 확인해 본 결과 A 의원실이 공정위에 자료를 달라고 요구한 사실조차 없었다. 이런 압박은 다른 기업도 받았었다.
당시 C기업 관계자는 "현 정부의 대기업 저승사자인 공정위를 들먹이고 엄포를 놓은 다음 결국은 '(이러는 이유를) 다 알고 있지 않느냐'며 후원금 이야기를 꺼낸다"고 밝혔다. 국감 기간을 앞두고 몸을 사리는 대기업의 심리를 국회의원들이 철저히 악용한 셈이다. 지난해 9월부터 청탁금지법이 시행된데다 미르ㆍK스포츠재단 기부를 빌미로 최순실 사태가 기업들에 큰 타격을 입히자 기업들은 국회의원 후원금을 줄였다. 이에 '곤궁해진' 일부 국회의원들이 공정위를 등에 업고 사실상 협박에 나선 사례까지 등장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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