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 계열사간 협업 시너지…신성장동력 CIB사업 전력질주
계열사 부장급 모이는 전략협의회 운영…분기마다 우량 딜 정보공유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세계 금융 메카인 미국 뉴욕 맨해튼 월스트리트에는 9ㆍ11테러 희생자를 추모하는 '그라운드 제로'가 있다. 그 인근에 위치한 초대형 오피스 빌딩 '원 월드 파이낸스센터(200 리버티 스트리트)'. 이 빌딩은 NH농협은행, NH손해보험, NH생명보험 등 NH농협금융그룹 계열사들이 국내 기관투자가들과 손잡고 올 초 5억5000만달러(6400억원)를 투자한 곳이다. 연면적 15만1200㎡에 지상 40층 규모로 전체 건물 가격은 10억달러(1조1700억원)에 달한다.
NH농협금융그룹은 기업투자금융(CIB)을 핵심 신 성장동력으로 삼고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 역시 CIB를 '농협금융 2020 경영혁신' 방안의 하나로 내걸고 CIB 절차 개선을 통한 수익증대를 꾀하고 있다.
농협금융 CIB 강점은 범농협 계열사간의 시너지와 대규모 자금이다. 투자경험이 풍부한 NH투자증권은 우량 딜 정보를 제공하고 NH농협은행은 풍부한 자금을 지원한다. NH농협은행과 상호금융이 운용자산 200조원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JP모건, 노무라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규모다.
◆대형 딜 노린다=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 기조에 따라 덩치가 큰 국제 인프라 투자에 공을 들이고 있다.
농협은행이 올해 미국 메릴랜드주에 있는 메타우먼가스발전소 개발 프로젝트에 주관사 지위를 확보하고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투자금액 1조3000억원 가운데 선순위 6000억원을 주관하며, 국내 모집액 2600억원 중 1200억원을 농협은행이 투자한다.
앞서 지난해 미국 뉴왁 가스발전소에 2835억원 투자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도 미국 뉴욕 크리켓벨리 복합화력발전소를 투자할 당시 농협중앙회 상호금융이 NH투자증권에 딜 정보를 제공해 설계한 뒤 2억1000만달러 딜을 주선하고 외부기관에 셀다운(재매각)한 바 있다.
농협금융은 국내에서도 부동산ㆍM&A 등 사업분야를 다각화하면서 다양한 CIB 모델을 제시해나가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NH투자증권이 파크원 프로젝트파이낸싱 딜을 주선, 상품을 설계해 상호금융과 금융지주 전 계열사, 외부기관이 2조원 가량을 공동투자했다. 지난 3월에도 NH투자증권은 1조원 규모의 인수금융 딜을 주선하고 농협계열사와 외부기관이 공동 투자했다.
◆범농협 시너지 극대화 한다= 농협금융의 CIB 기본전략은 범 계열사간 협업을 통한 시너지 수익 창출이다. 국내 투자은행(IB) 1위 NH투자증권과 NH아문디자산운용이 상품을 설계하면 농협은행, 농협생명, 상호금융이 투자에 참여한다. 최근에는 농협은행이 시장 정보를 공유하고 대형 딜의 자금주선을 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같은 시너지는 지난해부터 시작한 계열사 CIB담당 부장급이 한자리에 모이는 CIB전략협의회를 통해 나온다. NH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 상호금융, 농협생명 등 모든 계열사에서 분기마다 한 자리에 모여 우량 딜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다. 지난달에도 협의회를 열고 계열사별 성과를 보고, 향후 추진계획을 공유했다.
실무진인 팀장급이 모이는 CIB간담회에서는 더욱 교류가 활발하다. 계열사 CIB 팀장들이 2주에 한번씩 모여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포인트를 물색한다. 정보를 공유하고 세부적인 딜(Deal)에 대한 논의도 진행한다. 협업이 필요한 이슈에 대해선 이 자리에서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계열사별 우수사례도 소개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인다.
◆글로벌 시장서 농협 정체성도 살린다= 농협금융은 최근 동남아시아 등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자산운용의 글로벌 거점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홍콩법인을 중심으로 향후 중국, 베트남 등에서 농협 CIB 영역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 농업이라는 정체성을 살린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3월 200억원 규모의 농산업가치창조펀드(PEF)를 설립, 40억원을 집행한 데 이어 종자개발업체와 식자재 개발ㆍ유통업체에도 투자했다.
농협은 추가로 식품ㆍ음료 제조 및 육가공, 농산물전자상거래 업체 등에도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또 대출 기업들 중 추가 자금 니즈가 있는 우량 농기업에 대해 농업정책자금대출인 '스마트팜 종합자금'과 '수출 및 규모화사업자금' 등과 연계해 투자를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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