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 및 그 부속도서로 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3조의 영토 규정이다. 헌법 규정에 따르면 북한지역도 대한민국의 영토다. 대한민국의 인구는 7500만 명, 면적은 22만 ㎢, 1인당 국민소득은 2만 달러 전후다. 분단 현실과는 동떨어졌지만, 엄연히 헌법은 우리의 영토를 한반도 및 부속도서로 규정하고 있다.
법적 논란을 재연하기 위해 언급한 것은 절대 아니다. 북한 핵문제로 한반도 정세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과 북한은 '말의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그에 수반된 행동까지도 서슴지 않을 듯이 보인다. 미국은 북한 인근 공해를 공격적으로 비행한 사실을 최초로 공개했다. 북한은 미국이 북한에 대해 전쟁을 선포한 것으로 규정하고 공해상의 위협에도 대처할 것이라며 연일 반미 군중동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외부 세계는 한반도를 일촉즉발의 위험지역으로 여기고 있다.
그런데 정작 이 땅에 살고 있는 우리는 무감각의 도를 넘고 있다. 얼마 전 식당 옆자리 대화를 우연히 듣게 됐다. 역시 북핵 문제가 화두였다. 대화의 주된 요지는 "해외에 나가야 하는데 전쟁이 일어나면 그날로 난민 신청을 하면 받아들여 질 것"이었다. 정작 우리는 전쟁이 일어나면 어떻게 이 땅을 벗어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순간 섬뜩했다.
한편으로 우리는 전쟁할 생각도, 의사도 전혀 없는데 미국과 북한은 으르렁대고 있다. 그것도 '감히' 우리 영토 안에서 말이다.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어 보이는 위기 앞에서 우리의 자세를 되돌아보았다. 북한지역은 우리 영토이며, 북한주민들을 우리 국민이라고 생각해 본적이 있는가. 물론 남북한이 물자교역을 할 때 내국 간 거래이기 때문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탈북자들이 입국하면 특별한 절차 없이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게 되는 등 최대한 헌법 3조에 입각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말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 정도로 만족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우리 영토를 수호하고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최우선이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이런 위기에 직면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을 생각해야 한다. 북한이 핵개발을 했고, 그것을 저지하기 위한 압박이 현 위기의 근본원인은 아닐 것이다. 오랜 기간 누적된 우리의 의타심, 분단에 대한 무감각이 근본 원인이 아닐까 싶다. 하나의 정책을 취할 때 얼마나 북한을 생각했던가를 돌이켜 보자. 국내총생산(GDP) 대비 군사비 지출 비중은 2.7%에 달한다. 세계 10위권에 든다. 엄청난 군사비를 지출했음에도 왜 우리는 북핵 앞에선 무력하기만 한 것일까. 우리 국민들은 영토를 벗어날 생각을 하고 있을까.
위기에는 배짱이 최고의 전략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 집에서 싸우지 말고 나가라는 식의 사생결단으로 맞서야 한다. 그 누구도 우리 국민과 영토를 눈곱만큼이라도 건드린다면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단호한 의지와 행동을 보여야 한다. 북한의 김정은 정권은 물론이고 미국이든, 중국이든, 일본이든 예외가 될 수 없다. 단호한 태도와 행동을 근간에 둬야 강력한 전략과 전술이 나오게 된다. 그 누구도 우리 대신 우리 가족과 집을 지켜주지 않는다.
다시 헌법 제3조를 생각하자. 우리 영토는 한반도 및 그 부속도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우리 후손들이 살아갈 보금자리다. 7천5백만 한반도의 국민을 보면서 가야 한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 국가의 최고 책무다. 이 점에는 한 치의 양보도 있을 수 없다. 지금 한반도의 정세는 물불을 가리고 겁먹고 물러설 상황이 아니다. 급한 불부터 꺼야겠지만 근본 불씨를 제거하려는 결연한 의지가 필요하다.
동용승 굿파머스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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