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통업체 '구두발주' 관행 고친다…주문 수량기재 의무화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대형 유통업체들이 서면이 아닌 구두로 발주하고 일방적으로 취소해 재고를 납품업체에 떠넘기는 나쁜 관행이 사라진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형 유통업체가 납품업체에게 상품을 납품하도록 주문할 경우, 계약서에 그 수량을 적도록 의무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대규모유통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해 28일 입법예고했다. 입법예고 기간(9월 28일~11월 7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 내년 1월까지 시행령 개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대형 유통업체가 납품업체에 상품을 주문하며 계약서나 주문서에 수량을 적지 않는 구두발주 관행 개선을 위해서다.
공정위가 2015년 발표한 '2013년 하도급거래 관련 서면실태조사' 결과에서도 구두발주를 뜻하는 '서면 미발급' 비중이 9.3%로 불공정유형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짧은 시간 주문과 판매가 이뤄지는 TV홈쇼핑 분야는 구두발주가 관행화되어 있다.
이렇게 되면 추후 유통·납품업체간 분쟁이 발생하기 쉽고 과잉주문에 따른 재고 위험도 납품업체가 부담하게 되는 것은 물론, 대형 유통업체가 부담반품을 해 납품업체가 손해를 입더라도 주문과 납품수량 관련 증거가 없어 시정조치와 피해구제가 쉽지 않다.
공정위는 이같은 문제가 시행령상 대형 유통업체와 납품업체간 계약서에 명시해야 할 사항에 '수량'이 제외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대형 유통업체가 납품업체에게 일정 수량의 상품을 납품하게 하는 경우 계약서에 수량을 기재토록 하는 안을 신설했다. 이 개정안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대형 유통업체의 구두발주 관행이 개선되어 납품업체의 피해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또 공정위는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사업자에 대한 과징금 규정 중 ▲과징금 부과여부 판단기준 ▲과징금 산정기준의 개괄적 내용을 기존 고시에서 시행령으로 격상시켰다. 과징금 부과여부와 판단 기준 등을 수범자가 보다 명확히 알도록 하기 위해서다.
과징금 상한액 결정에 필요한 '관련 납품대금'을 산정하는 방식도 개선한다. 기존에는 '위반행위를 한 기간 동안 구매한 관련 상품의 매입액'으로 규정되어 있어 ▲일회성 범죄 ▲기간 외에 상품을 구매한 경우 ▲기간 내 구매했으나 위반행위와 관련이 없는 경우 관련 납품대금 산정이 힘들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에 개정안에서는 관련 납품대금을 '위반행위와 관련된 상품 매입액'으로 명확하게 규정, 과징금 산정·부과를 합리적이고 투명하게 할 수 있도록 했다.
문재호 유통거래과장은 "시행령 개정은 물론 지난 8월 발표한 '유통분야 불공정거래 근절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새 제도와 관행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불공정거래 감시에 힘쓰고 관련 업계와도 소통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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