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감고 귀닫은 官治⑤]출근시간에 안 여는 '불편한 편의점'
공정위, 심야영업 축소·인테리어 비용 산정 명확화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수익성·사업 확장에 암초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가맹 분야 불공정 관행 근절 대책'을 발표한 뒤 편의점업계는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심야 영업 축소 등이 수익성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편의점업체들은 오는 12월 공정위의 관련 시행령 개정을 앞두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 7월 발표한 대책에서 향후 편의점의 심야 영업을 줄이고 인테리어 비용 부담 절차도 간소화하겠다고 밝혔다.
현재는 직전 6개월 간 영업 손실이 발생했거나 질병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경우 5시간 동안의 심야 영업을 피할 수 있다. 공정위는 이를 완화해 직전 3개월 간 해당 사례가 확인된다면 심야 영업 7시간 단축이 가능토록 한다. 오전 1~6시로 돼 있는 심야 시간대가 오전 0~7시 또는 오전 1~8시로 바뀐다.
공정위는 심야 영업 단축 허용 기준이 완화되면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 부담도 다소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그러나 가맹본부는 물론 편의점주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들은 공정위 대책이 편의점 매출 감소와 고객 불편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출근 시간대가 심야 영업 제한에 걸리면서 (심야 영업 단축을) 신청하려던 점주들조차 고민하고 있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도 매일 출근길 이용하던 편의점이 닫혀 있으면 불편과 혼란을 느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일부 영세 편의점주들은 이번 공정위 대책이 심야 영업 부담을 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부산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내년 최저임금 인상을 앞두고 장사가 잘 안 되는 심야 영업을 포기하고 싶었는데 잘됐다"고 말했다.
공정위 대책에 따라 가맹점주들이 눈치 보면서 겨우 본사에 인테리어 비용을 청구할 일도 없어진다. 이는 가맹본부를 통한 점포 환경 개선 공사에 적용된다. 가맹본부는 점주들의 지급 청구 행위가 따로 없어도 공사 완료 후 90일 이내에 발생 비용을 줘야 한다.
가뜩이나 신규 출점에 애를 먹던 차에 최저임금 인상, 공정위 대책 등 사정없이 악재를 맞고 있는 편의점 가맹본부는 울상이다. 내년 시간당 최저임금이 올해(6470원)보다 16.4% 오른 7530원으로 결정된 뒤 편의점업체들은 부담 증가에 따른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었다. 한창 성장세를 구가하던 편의점들은 당장 덩치 불리기보다 리스크 관리에 주력해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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