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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막는 온난화]②태풍은 무조건 재앙일까?…녹조, 가뭄, 적조의 해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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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에 발생한 녹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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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국내외 태풍 피해에 대한 각인된 이미지가 워낙 강하다보니 태풍은 '절대악'으로 생각하는 시선들이 있지만, 실제 태풍은 없어선 안 될 중요한 기상현상 중 하나다. 무엇보다 강수량이 주로 장마와 여름철에 집중돼있고, 가을 강수량의 절반가량을 태풍으로 수급받는 한반도 지역에서 태풍이 전혀 오지 않으면 심각한 가뭄이 발생한다.

한국은 동북아시아 계절풍 지역 중에서도 연중 강수량 70%가 여름에 몰리는 지역으로 태풍은 여름, 가을철에 걸쳐 하반기 강수량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중요한 기후현상이다. 태풍이 중간에 제대로 찾아와 활동하지 않을 경우, 다음해 여름까지 극심한 가뭄에 시달린다.
그러다보니 지난 1994년 7월과 8월에 걸쳐 몰려왔던 3개 태풍은 이른바 '효자태풍'이라 불린 적도 있다. 태풍 월트, 브랜던, 더그가 그 주인공으로 1994년의 끔찍한 대폭염 속에서 가뭄이 심화됐을 때, 올라온 태풍들이다. 이 3개 태풍은 당시 강력했던 북태평양 고기압과 맞서면서 힘이 약화돼 단비만 뿌리고 소멸하면서 효자태풍이란 이름을 남겼다.

적조로 인해 바다에 황토를 살포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적조로 인해 바다에 황토를 살포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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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태풍은 폭염으로 발생하는 녹조와 적조현상에 가장 효과적인 대안이 된다. 녹조나 적조가 발생한 호수와 바다 물을 일시적으로 흔들고 많은 양의 비를 뿌리면서 녹·적조를 파괴하는 효과를 주기 때문이다. 매년 녹조와 적조를 막기 위해 막대한 양의 토사를 강과 바다에 뿌리는 미봉책에 비해 확실한 효과를 준다. 또한 태풍은 강력한 공기청정기 역할도 한다. 대기 중에 축적된 미세먼지, 이산화황, 이산화질소 등 많은 오염물질을 폭우와 폭풍으로 청소하는 것.

태풍의 원래 목적대로 적도에서 발생한 대량의 태양에너지를 고위도나 저위도 지역에 분산시키는 역할도 한다. 지구온난화가 계속될 경우에는 저위도 지역도 에너지 준위가 높아져 태풍의 형성 빈도가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또한 태풍의 이동경로상에 놓인 지역들에도 강력한 고기압들이 형성돼 태풍이 갈 곳을 잃는 경우도 발생한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로 인해 슈퍼 태풍이 만들어질 가능성도 높아진다. 극단적으로 해수면 온도가 높아져 섭씨 48도를 넘어서면 '하이퍼케인(hypercane)'이라는 슈퍼태풍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태풍의 주요 발원지인 북서태평양 일대 수온이 대략 27~30도 정도 사이기 때문에 아직은 여유가 있지만 지구온난화가 계속돼 수온이 급격히 오를 경우엔, 발생할 지도 모를 재앙이다.

역대 가장 큰 태풍으로 지난 1979년 발생했던 태풍 '팁'의 모습. 전체 크기가 2200km에 이르렀다.(사진=위키피디아)

역대 가장 큰 태풍으로 지난 1979년 발생했던 태풍 '팁'의 모습. 전체 크기가 2200km에 이르렀다.(사진=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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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케인은 중심기압이 700hPa 이하, 중심부 풍속은 시속 800km, 18미터 급 초대형 해일을 몰고 다닐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올해 미국 남부 일대를 강타한 태풍 하비나 어마보다도 훨씬 강력한 태풍이 태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런 태풍이 만들어지면 대기권 상층의 오존층까지 파괴시키며 전 지구적인 대재앙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과거 공룡이 멸망한 K-T 멸종 때도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이런 대재앙급 태풍이 당장 발생하려면 소행성 충돌이나 초대형 화산폭발과 같은 전 지구적인 사건이 발생해야한다. 하지만 온난화가 지속될 경우엔 어떤 태풍이 탄생할지 여전히 미지수다. 지구 온도가 유지되면서 현재처럼 적당한 세기의 태풍이 지속적으로 바닷물과 호수를 뒤흔들고 비를 내리며 순환하는 것이 지구 환경에는 가장 좋다고 한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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