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이 무너진다③·끝]"고부가 업종에 혜택주는 '한국판 리쇼어링' 시급"
대기업은 해외사업 완전 청산·양도해야 稅감면
수천억 투자로 완전 철수 어려워 사실상 혜택 못 봐
고부가 업종 'U턴' 추가 혜택도 없어…유턴기업지원법 손봐야
고령화시대…집단중심 근로기준법 바꿔 양질의 일자리 확대 필요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김혜민 기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비율은 26.8%로 OECD국가 중 그리스(35.4%), 터키(34%), 멕시코(32.1%)에 이어 4번째로 높다(2014년 기준). 이들 자영업자가 보유한 전체 대출액은 733조원에 달한다. 이같은 통계는 일자리 자체가 부족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제조업체들의 오프쇼어링(국내 생산지 해외 이전) 추세가 멈추지 않는 대신 리쇼어링(해외 생산지 국내 이전)이 멈춰선 상황에서 발생하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다.
◆재계 "말로는 돌아오라지만 행동으로는 등 떠미는 정부"= 역대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일자리와 국내 투자였다. 매번 새 정권이 들어설때 마다 대통령이 기업 총수들을 모아놓고 덕담삼아 투자와 일자리 확대를 요구해왔다. 문재인 정부도 마찬가지지만 재계는 "정작 나가라고 등 떠미는 격"이라는 평가다. 일본은 법인세를 32%에서 23%대로 인하하고 미국도 현행 35%에서 15%까지 낮추겠다며 해외로 이전한 기업들을 부르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우리 기업이 충분히 버틸 체력이 된다는 것이 근거다. 하지만 이익집단인 기업이 체력이 된다고 해서 더 비싼 세금을 내며 국내에 남을리는 없다.
연구개발(R&D) 투자세액 공제 역시 전년 대비 투자가 늘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금액을 써도 혜택이 줄어든다. 고부가가치 업종이나 공정은 국내에 남겨 놓았던 대기업들이 이마저도 해외로 내보내야 하는 구실을 만들어주는 셈이다. 노동 정책도 제조업체에는 불리한 구조다.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단계적 폐지, 공정임금제 등 어느 것 하나 기업에 유리한 게 없다.
◆ "정부 차원의 선별적 리쇼어링 지원 시급"= 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에서 리쇼어링을 강조하되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저부가가치 공정은 임금이 저렴한 해외로 내보내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해주고, 숙련기술자가 필요한 고부가가치 업종은 리쇼어링할 때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주자는 것이다. 문종철 산업연구원 박사는 "인건비 위주의 저부가가치 단순공정이라면 우리나라로 되돌리는 건 무의미하다"며 "일자리의 질이 가장 중요한 만큼 고부가가치 공정을 중심으로 공정 중 일부만 가져와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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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턴기업지원법도 손봐야 한다. 현 제도는 해외사업을 완전히 청산 혹은 양도한 뒤 국내에 신ㆍ증설하는 경우만 법인세 또는 소득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수천억원을 해외 생산시설에 투자해 청산 자체가 어려운 대기업은 혜택을 누릴 수가 없다. 대기업들이 생산기지를 해외로 옮길 경우 협력사들이 함께 떠나는 만큼, 대기업들의 리쇼어링에 주력하는 정책을 펼쳐야 하는 것이다. 문 박사는 "현 산업구조에선 해외 생산기지를 닫고 국내로 옮기는 유턴은 어렵다"면서 "고급 일자리를 해외에 뺏겨선 안되는 만큼 연구개발, 기술집약적 부품 소재 사업은 국내에서 집중할 수 있도록 정부가 파격적으로 지원하고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 학계 "집단중심의 근로기준법 바꿔야"= 학계에선 집단중심의 근로기준법으로는 국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가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 중이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도 많은 만큼 기업 인력의 고령화를 고려해 근로기준법 자체를 뜯어고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경묵 서울대 교수(경영학부)는 "집단중심의 근로기준법은 저임금 저부가가치 사업 위주의 개발 도상국에 적합할 뿐 현재 우리 사회와는 맞지 않다"며 "단체 협약 중심의 근로기준법을 회사가 개인별 근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하고 비숙련 노동자와 숙련 노동자들을 구분함으로써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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