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tests] 잠에 취한 미술사 外
AD
원본보기 아이콘
◆잠에 취한 미술사=잠과 예술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잠과 예술은 새로운 탄생과 도약을 위한 에너지를 주고, 영감의 원천이 되기도 하며, 휴식과 재충전의 행위가 된다. 독일의 화학자 케쿨레는 뱀이 꼬리를 삼키는 꿈을 꾼 이후 벤젠의 분자구조를 발견했고, 비틀즈의 폴 매카트니는 꿈속에서 들었던 멜로디로 ‘예스터데이’를 만들었다. 문명사회가 극단적으로 이성, 합리성, 효율성만 추구하지 않도록 제동을 건다는 점, 긴장과 속도가 증가하는 삶을 이완시키고 치유한다는 점, 새로운 상상력과 에너지로 삶에 활력을 준다는 점에서 잠과 예술은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잠과 예술의 의미 있는 역할이 겹쳐지는 지점에서 잠을 주제나 소재로 한 예술 작품들이 부각된다. 오카다 아쓰시는 『르네상스의 미인들』에서 “잠은 예술의 은유가 될 만한 것”이라고 했다. 미술 속에서 무방비 상태로 잠자는 인물들은 이상적인 관음의 대상이며 바로 이 부분이 잠과 예술의 운명이 닮은 지점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이어진 잠과 관련된 작품들을 신화, 꿈, 일상이라는 세 가지 주제로 분류했다. 1부 ‘신화 속의 잠’에서는 서양 문화의 근간인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잠에 대한 이야기와 그에 관한 그림들을 소개한다. 2부 ‘꿈의 이미지’에서는 잠자며 겪은 꿈 이야기에 주목한 작품들을 소개하고, 3부 ‘일상의 잠’에서는 일상의 모습에서 분류될 만한 작품들을 다양하게 보여준다. 3부 마지막 장에서는 현대미술에서 계속해서 다루어지고 있는 작품들을 소개하면서 ‘잠’에 대한 관심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음을 증명한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수많은 예술가들이 잠을 다루어왔다는 것은 어쩌면 그들의 무의식 또는 직관 안에서 그 의미와 중요성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백종옥 지음/미술문화/1만6000원)

[Latests] 잠에 취한 미술사 外 원본보기 아이콘
◆웃는 연습=박성우 시인의 신작 시집. 생동감 넘치는 곰삭은 시어로 공동체적 삶의 풍경을 그리며 ‘새로운 언어의 발견’을 보여준 『자두나무 정류장』(창비 2011) 이후 6년 만에 펴내는 네 번째 시집이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도처에서 반짝거리는 일상의 아름다움을 포착”하여 “어떤 삶과 어떤 사연과 어떤 침묵”들이 고요 속으로 스며드는 “역사적이고 아름다운 삶의 순간들”(문신, 해설)이 고스란히 한편의 시가 되는 진경을 펼쳐 보인다. 생활의 실감이 오롯이 배어든 찰진 언어들과 삶 속에서 우러나는 질박한 입말들이 정겨움을 더하는 여리고 부드러운 시편들이 따듯한 위안과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특히 시집 앞에 놓인 한 행짜리 잠언 류의 시들은 서늘한 공감을 자아내며 성찰의 시간을 갖게 한다.


고향 마을에 들어 내가 뛰어다니던 논두렁을 바라보니 논두렁 물도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사내의 몸에서 나온 소년이 논두렁을 따라 달려나갔다 뛰어가던 소년이 잠깐 멈춰 서서 뒤를 돌아봤다//논두렁 멀리 멀어져간 소년은 돌아오지 않았고 사내는 그만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논 거울’ 전문)

박성우의 시는 시인의 이름만으로도 가슴이 푸근해진다. 누가 읽어도 쉽고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친숙함이 배어 있고 어떤 생명력이 몸 안에서 꿈틀거리는 그의 시는 굳이 해명하거나 분석할 필요가 없다. 그저 흐르는 대로 읽고 공감하면 그뿐이다. 시인은 “박새가 이팝나무 아래 우체통에 둥지를 틀”(‘백일홍’)고 “조팝꽃무늬가 새겨진 강물 두어필”(‘조팝꽃무늬 천’)이 흐르는 한 폭의 수묵화 같은 농촌의 순박한 정경 속으로 우리를 안내하여 “하냥 웃고만 살다 가기에도 아쉬운 게 삶”(‘석구상(石拘像)’)이라며 위로를 건넨다. (박성우 지음/창비/8000원)


[Latests] 잠에 취한 미술사 外 원본보기 아이콘
◆옥상의 윈드노츠=일본 작가 누카가 미오의 청춘소설. 고등학교 관악부 동아리를 배경으로, 상처와 좌절을 딛고 다시 일어서는 청춘들의 분투를 그려냈다. ‘음악을 향한 뜻’이라는 이름을 가진 시온(志音)은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꿈도 없다. 유일한 친구인 루리에게 기대어 살아오면서 한 번도 자신의 의지로 무언가를 해본 적이 없다. 그렇게 무력한 나날을 보내던 시온 앞에 어릴 적 헤어진 아버지가 나타난다. 젊은 시절 음악을 한 아버지는 자신이 꿈을 이루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시온에게 힘이 되어주려 하지만, 갑작스레 과로로 세상을 떠나고 만다.

AD

아버지가 시온에게 남긴 것은 낡은 드럼과 “시온, 큰 뜻(大志)을 품어라”라고 적힌 일기뿐이다. 아버지가 남긴 드럼을 치면서 시온 앞에 여전히 불안하지만 전에 없던 길이 펼쳐진다. 한편 고등학교 관악부 부장인 다이시(大志)는 자신의 이름처럼 큰 뜻을 이루려다 깊은 상처를 입었다. 중학교 시절 관악부를 이끌고 동일본 대회에 진출하려다 크게 좌절한 후 “큰 꿈이란 건 몸을 망치기만 할 뿐이야”라고 말하던 다이시는 시온을 만나 다시 큰 꿈을 꾸기 시작한다. (누카가 미오 지음/권남희 옮김/은행나무/1만4000원)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