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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가 별 것 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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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 창의동아리 ‘무한상상청춘클럽 세븐틴’ 운영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지난 달 31일 명동성당 인근의‘위워크(wework) 을지로점’에 한 무리의 젊은 사람들이 매니저의 안내를 받아 사무실 곳곳을 꼼꼼히 살피고 다니기 시작했다.

공동 사무공간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위워크(wework)는 건물 한 채를 임대해 사무공간을 나누고 이를 멤버십 형태로 재임대하는 사업모델로 2010년 미국에서 첫 선을 보였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7월 강남점에 이어 올해 2월 을지로점이 문을 열었다. 이 곳은 3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데 아시아 위워크 사무실 중에서는 가장 크고 전세계에서도 두 번째 규모다.

이 곳을 둘러보는 젊은 무리는 중구청 공무원들이었다. 사무실을 둘러보며 이들은 매니저에게 끊임없는 질문공세를 펼쳤다.

“뻥 뚫려 있는 공간에서 다른 사람들과 일하는 게 불편하지 않은가?”
“입주자들이 일에만 집중하도록 청소 등은 위워크에서 한다는데 비싸지 않을까?”

“저녁마다 파티를 연다는데 매일같이 다른 컨셉트 행사가 가능한가?”

탐방을 마친 그들은 중구청 1층 카페에 모여 소감들을 정리했다.

“공용공간은 함께 쓰고 필요한 공간만 임대하니 경제적이었어. 1인 창업자나 소규모 사업자에게 유용할 것 같아”

“공동라운지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보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 같아”

“우리 구도 여유공간을 리모델링, 창업자들에게 지원하면 좋겠어”

중구(구청장 최창식)가 올해 초 직원 17명으로 구성된 이색동아리‘무한상상청춘클럽 세븐틴‘을 조직해 재밌고 자유로운 창의활동으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이들은 매월 테마를 정해 민간, 기업, 이색장소, 핫 플레이스 등을 찾아다니며 탐방, 인터뷰 등을 통해 좋은 아이디어와 실천사례를 보고 배운다.

무한상상청춘클럽은 그동안 새로 문을 연 서울로 7017, 인기 골목명소 종로 익선동 한옥마을, 취준생과 여성들의 선호기업 CJ제일제당센터,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 을지로 위워크 공유오피스 등을 두루 방문했다.

특히 방문 후에는 치맥타임, 커피타임, 샌드위치타임 등 수다시간을 갖는데 각자의 느낌과 좋은 점, 구 조직이나 주민들을 위한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자유롭게 토론한다.

그리고 시사점이나 사진, 좋은제안은 여러 직원들이 함께 공유하고 업무에 참고, 주민들에게 보다 괜찮은 서비스를 줄 수 있도록 내부용 업무 게시판에 올리는 일도 도맡아 하고 있다.

직원들 반응도 좋다. 무엇보다 새로운 도전과 변화 필요성을 함께 공감하게 된다는 데서 이들의 활동이 빛난다.

무한상상청춘클럽 모토는 크리에이티브, 자율, 재미이다. 자칫 공무원이란 이미지가 갖는 틀에 박힌 사고나 정형화된 행동이 아니라 맘껏 상상하고 보고 느끼자는 의미다.
청춘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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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3개조로 구성돼 있는데 희망자를 공모해 조별 구성원부터 조장, 모임장소, 시간, 테마 등을 자유롭게 정하고 팀명칭도 각자 정했다. 1조는 또하나의 선물(6명), 2조는 하이파이브(5명), 3조는 무한대를 뜻하는 인피니트(6명)이다.

구성원은 행정, 토목, 보건, 세무, 건축 7~9급으로 그만큼 근무하고 있는 부서도 다양하다. 연령대도 20~40대로 자칭 청춘들이다.

이들의 또 다른 성과도 눈부시다. 그동안 창의리더 활동을 하면서 무한상상청춘 엽서를 통해 직원들의 창의제안을 100여건 넘게 받았다.

동료, 선 ·후배들에게 다가가 평소 생각해 둔 업무 개선사항이나 불편한 점, 더 나은 주민 서비스를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와 제안을 받았다. 다양한 제안을 공개, 활용하도록 하고 실제 10여건은 직원들이 행정에 반영한 우수사례가 됐다.

건축물대장정리 문자알림, 토지이동신청 창구 일원화, 부동산중개수수료 안내서비스, 쓰레기통 없는 화장실 만들기, 직원 물물장터 열기 등이 실제 개선으로 이끌어 낸 사례다.

중구는 그동안 국별로 학습동아리를 운영했으나 직원들이 의무로 여겨 부담을 갖고 그나마 형식적으로 이루지자 이를 과감히 폐지했다. 그리고 올해부터 직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희망자를 추천받아 무한상상 청춘클럽을 탄생시켰다.

이들은 본연의 업무로 바쁘긴 해도 짬짬이 틈을 내 벤치마킹하고 토론하고 활동 후에는 레포트를 제출하는 등 식지 않는 열의로 자신들의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1조‘또 하나의 선물’은 런치타임을 활용한 주민과 직장인 대상 강좌, 열대야 물리칠 여름밤 야외영화 상영, 고궁에서의 정기적인 연극 퍼포먼스 등을 제안했다. 2조‘하이파이브’는 중구만의 아이덴티티 발굴과 같이 SNS를 통한 중구장점 살리기에 몰두 중이다.

3조‘인피니트’은 창의력을 높이는 업무환경에 관심을 갖고 사기업과 다른 공공기관을 찾아다니며 창의성을 높이는 방법 등을 연구하고 있다.

중구는 활동실적에 따라 창의코인을 부여하는 등 개별 인센티브를 주고 벤치마킹 탐방을 할 경우 소정의 활동비를 지원하고 있다.

활동 중인 한 주무관은“또래 직원들과 함께 다니며 새로운 것도 보고 소통하니 업무에도 자극이 된다”면서“창의가 결코 거창한 게 아니라 소소한 일상 속에 작은 도전이란 걸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최창식 중구청장은“조직변화의 주인공은 창조적인 직원들이다”라며“흥미 있는 창의활동이 구정에 도움을 주면서 양질의 주민 서비스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를 조직문화로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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