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맞은 롯데마트 양평점…'힐링 실험' 通通

롯데마트 양평점 개장 100일
온오프라인 유통채널 경쟁 속 1층 고객에 양보
2030 여성 고객 취향 적중…1층 매출 꾸준히 증가
코스트코 맞짱 성적표는?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1층을 고객에서 양보하겠다"

롯데마트가 실적의 지표인 '평효율(매장면적 1평(3.3㎡)당 매출)'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새롭게 시도한 서울 양평점이 오픈 100일을 맞았다. 대형마트의 얼굴인 1층을 판매를 위한 공간이 아닌, 고객들의 휴식공간으로 내준 이번 실험은 성장이 멈춘 국내 유통업계의 돌파구가 될지 관심을 모았다. 반경 3㎞ 내에만 10개 대형마트와 할인점이 빼곡하게 들어선 서울 최대 격전지라는 점을 감안하면 초반 성적은 선방 중이다.
4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양평점 1층 얼반포레스트의 매출비중은 개장 첫 달인 5월 11.0%에서 6월 13.2%, 7월14.9%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오픈 초반에는 인지도가 낮아 이용객이 적었지만, 갈수록 손님이 늘어나면서 매출이 꾸준히 증가한 것.

얼반포레스트(Urban 4rest)는 '도심 속 숲'이란 뜻과 '4가지 휴식(자연과 함께ㆍ건강하게ㆍ좋은사람과ㆍ나의 스타일을 위한)'이라는 뜻이 담긴 휴식공간이다. 나무와 담쟁이덩굴로 둘러싸여 있어 숲에 온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만든다. 자연 채광을 최대한 이용하기 위한 오픈형 테라스가 있고 매장 중앙에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테이블과 계단식 좌석이 있다. 이를 둘러싸고 식음료 매장이 들어섰다. 최대 격전지인 만큼 경쟁사와 차별화를 갖는 동시에 온라인 시장에 맞서 오프라인을 기반의 유통업체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시도였다.

전략은 적중했다. 양평점은 주변에 사무실이 밀집해 있는 지역으로, 점심시간이면 1층에 위치한 식당들에 줄을 서야할 정도로 손님들이 많다. 정수근 롯데마트 양평점 지원매니저는 "1층 얼반포레스트를 찾는 가족단위의 고객들이 증가한 것이 눈에 띈다"면서 " 양평점을 찾은 고객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얼반포레스트의 노출이 돋보여 뿌듯하다"고 말했다.

얼반포레스트의 인기 비결은 당초 예상한 20~40대 여성고객 덕분이다. 양평점은 이 지역의 젊은 여성을 핵심 고객층으로 선정했었다. 상권분석 당시 주변에 20~40대 여성 비중이 다른 지역보다 높은 점에 주목했다. 이들 여성들이 대부분 일과 가정일을 병행하고 있는 만큼 이들에게 쇼핑이 일을 연장선상이 아닌 쉼의 과정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한 것이다. 그 결과 양평점의 매출비중은 20~40대 여성 비중이 다른 지역 평균인 27.6%보다 8.8%포인트 많은 36.4%에 달했다.

다만 실적 목표는 아직까지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신규 매장인 만큼 목표치가 높기도 했지만 상권 경쟁이 치열한 탓이다. 이에 롯데마트 양평점은 지난 달부터 본격적으로 서울 서남부 지역 유통강자로 꼽히는 코스트코 양평점과 가격전쟁을 시작했다.
코스트코는 롯데마트 양평점과 120m 떨어져있다. 양평점은 주요 생필품 30여종을 선정해 코스트코 양평점보다 무조건 1원이라도 저렴하거나 동일한 수준에 판매하고있다. 생필품 할인행사 전 후 실적을 살펴보면 지난 6월(6월15~21일)대비 7월(7월13~19일, 의무휴업일 제외한 기간 설정)의 매출은 24.6% 신장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