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열쇠' 미니 金 시장 열린다
[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한국거래소 금(金) 시장의 문턱이 낮아진다. 4500만원에 이르는 ‘골드바’로만 인출할 수 있는 콧대 높은 시장이 500만원짜리 미니 금으로 투자 저변을 확대한다.
21일 거래소에 따르면 100g짜리 ‘미니 금’ 상장을 위해 다음달 모의 시장을 가동하고 오는 9월 말부터 거래를 시작할 예정이다. 모의 시장은 가상으로 주문을 내서 사고 파는 절차를 진행해 안정성을 확인하는 막바지 절차다.
현재 거래소에서 금 거래는 매수할 때 1g 단위로 가능하지만 인출하려면 1㎏이 돼야 한다. 지난 20일 종가는 1g당 4만5020원이다. 4500만원어치는 매입해야 ‘골드바’로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금 거래 시장 진입이 제한될 수 밖에 없어 이번에 문을 더 넓히는 것이다. 소규모 실물 자산 투자 수요를 확대하려는 취지다.
1㎏ 골드바가 주로 원재료 성격이라면 100g짜리는 ‘황금열쇠’ 같은 기념품이나 선물용으로 주로 사용된다. g당 가격은 1㎏ 골드바보다 비싸게 형성돼 현재 시세로라면 500만원 이상이다.
거래소는 시중의 금과 달리 철저히 품질이 검증된 금만 거래한다는 점을 내세운다. 순도 99.99%이며 런던금시장연합회(LBMA)에 등록된 LS니꼬동제련이나 스위스 등 해외에서 들어온 금만으로 한정한다.
거래소는 2014년에 금 현물 시장을 개설했는데 올해 일 평균 거래량은 22㎏, 9억원가량으로 개설 초기에 비해 4배가량 늘었다. 부가가치세 면제 등 세제 지원과 수수료 면제 등이 효과를 발휘했다.
올 들어 금 가격은 4만5000원 안팎에 머물러 있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 랠리를 이어가면서 상대적으로 금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지 않았다는 게 일반적 분석이다.
하지만 최고의 안전자산이자 소유하고 싶은 욕망의 상징과도 같아서 수요는 꾸준하다. 특히 100g 미니 금의 인기는 지난 4월 한반도 위기설이 불거졌을 때 확인되기도 했다.
고액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이른바 ‘금테크’ 바람이 불었다. 한국금거래소에서 하루 평균 100개가량 팔리던 10~100㎏ 단위 미니 골드바 판매가 4배가량 급증했던 것이다. ‘금값은 전쟁 나도 오른다’는 믿음과 함께 전쟁이 날 경우 소지와 이동이 편리해야 한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됐다.
가격 전망도 나쁘지 않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반기 금리 상승이 진행되겠지만 그 속도는 완만할 것이며 하반기 금 가격이 상승 추세를 보일 것”이라며 “시장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지 않는다면 인플레이션 진행과 함께 실물자산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3~4년이 지나면 미니 금 시장이 기존 금 시장만큼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시중에서 금을 사는 것과 달리 품질이나 중량을 의심하지 않아도 되고 유동성이 좋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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