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號 한 달②]매서워진 공정위 칼날…H&B·중위권백화점도 겨눴다
감시·제재 안받던 카테고리 킬러 채널, 중위권 백화점 '불똥'
불공정 거래 면밀히 조사…업체에 조사관 보내 자료 확보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그간 공정거래위원회의 칼날을 비껴갔던 유통업체들이 잇달아 조사 대상에 포함되며 업계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공정위는 감시·제재를 거의 받지 않아온 헬스앤뷰티(H&B)스토어, 가전양판점, 중위권 백화점 등의 불공정거래 여부를 면밀히 들여다본다는 계획이다.
13일 관계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이른바 '카테고리 킬러'라 불리는 전문점 시장의 불공정 거래 실태를 집중 점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서울 중구 CJ올리브네트웍스 본사에 조사관을 보내 불공정거래 실태 파악을 위한 자료를 확보했고, 이달 들어서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하이마트 본사에도 조사관을 보내는 등 적극적인 감시 체제에 돌입했다.
전문점은 가전·건강·미용 등 특정 상품군 판매에만 주력하는 전문 소매점으로 CJ가 운영하는 올리브영, GS의 왓슨스 등 헬스앤뷰티(H&B)스토어와 롯데의 롯데하이마트 등 가전양판점을 말한다. 공정위 조사관들은 이번 조사를 통해 납품업체 간 계약 체결부터 납품 과정 전반에 걸쳐 거래 실태를 전반적으로 들여다본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의 이 같은 움직임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취임 이전부터 예정된 것이었다. 정재찬 전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4월 유통분야 납품업체와의 간담회에서 "전문점은 1988년 가전업종에서 최초 등장한 이후 수조원대 규모로 성장했지만 그동안 이에 걸맞은 감시가 이뤄지지 못했다"라며 조사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신임 김 위원장이 갑질문화 및 재벌 개혁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 온 만큼, 공정위의 이 같은 조사가 단순히 구호에 그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2012년 대규모유통업법 시행 이후 공정위는 TV홈쇼핑, 대형마트, 백화점, 온라인몰 등의 불공정 행위를 적발해 제재해왔지만, 전문점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위권 백화점도 마찬가지다. 지난 5월 공정위는 그간 공정위의 감시를 거의 받지 않았던 AK플라자, NC백화점, 한화갤러리아 등 업체의 '갑질'에 대해 살펴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당시 공정위는 합당한 이유 없이 납품업체에 불이익을 준AK플라자 ·NC백화점 ·한화 갤러리아 등 백화점 6개사에 거액의 과징금을 물린다고 밝혔다. 제재 대상에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빅3'도 포함됐지만 부과된 과징금은 중위권 3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었다. AK플라자 8억800만원, NC백화점 6억8400만원, 한화 갤러리아 4억4800만원, 현대 2억300만원, 롯데 7600만원, 신세계 3500만원 순이다.
대규모유통업법 시행 후 공정위가 중위권 백화점들까지 대대적으로 직권조사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직권조사란 피해 당사자의 신고가 없어도 공정위가 자체적으로 불공정 행위 의심 사업장을 조사하는 것이다. 중위권 백화점들 입장에서는 위기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앞선 과징금 역시 중위권 3사는 조사 직전까지 대상인 줄도 모르고 있다 된서리를 맞은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제재와 감시의 사각지대에 있던 업체들에 대한 공정위의 대대적인 조사가 이뤄지면서 긴장감이 돌고 있다"면서 "시정할 부분은 빨리 시정하고 새로워진 공정위 체제와 기준에 맞추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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