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중국 정부가 해외 인수합병(M&A)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른 자국 기업들의 거래를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리스크를 분석하겠다고 밝혔다. 당국의 조사를 받던 중국 안방(安邦)보험그룹의 우샤오후이(吳小暉) 회장의 사임으로 분위기가 뒤숭숭한 가운데 중국 정부의 조사 칼날이 다른 기업들도 정조준하기 시작했다. 이번 결정이 중국 금융시장에 '리먼 브라더스급 사건'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들은 22일(현지시간)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은감회)가 최근 주요은행들에 일부 기업들의 대출 및 M&A 리스크를 자세히 들여다본 후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조사가 시작된 시점은 지난 6일이며 당시 은감위는 긴급 컨퍼런스 콜을 통해 이 같은 지시를 내렸다. 조사대상으로 언급된 기업들은 안방보험과 함께 완다(萬達)·하이항(海航·HNA)·푸싱(復星)·저장(浙江) 로소네리(Rossoneri) 등 다섯 곳이다.
홍콩 포사이스바의 빌 보울러 주식 트레이더는 "언급된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해외 기업들을 인수하며 최근 수년간 국제적 인지도를 높여왔다"면서 "당국 조사는 중국 금융시장은 물론 전 세계 M&A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중국 정부가 자국 민간기업들의 공격적인 해외 M&A에 따른 자본유출과 악화되는 기업 건전성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중국 정부는 올해 들어 기업과 개인의 외환거래 기준을 강화하고 해외투자를 단속하는 등 자본통제 수위를 높여왔다. 이에 따라 감소하던 외환보유액과 위안화는 안정세를 찾았지만 해외투자는 줄어드는 추세다.
당국의 조사소식에 완다그룹 산하 완다필름은 전날 선전증시에서 10% 떨어지며 거래가 중단됐다. 홍콩에 상장된 하이항홀딩스와 푸싱그룹은 6%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공상은행과 중국건설은행이 완다그룹과 하이항그룹의 채권을 매각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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