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미래다]'강골 리더' 시대, 고대 사상가 꼽았던 인재상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강골(强骨)'. 요즘 이 단어 만으로 가슴 설레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강골 지검장에, 강골 실장, 강골 위원장, 강골 여성 장관. 말그대로 강골의 시대다.미국에서 조차 강골 검사가 떠오르고 있다. '러시아 내통' 의혹을 수사할 특별검사로 임명된 로버트 뮬러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도 강골이다. 그는 2004년 부시정부가 국내 감시 프로그램 재도입을 추진하자 강력 반발했고, 부시 대통령은 원래 계획을 포기했다.
우린 오랫동안 강골이라는 단어를 잊고 살았다. 경제 활성화, 국격 향상, 창조경제 등의 과거 정권의 구호속에 묻혀지면서 강골은 어느덧 잊혀진 단어가 되버렸던 것이다. 오히려 정권과 사회에 반하는 부정적인 인사들의 수식어가 됐다.
하지만 우리는 강골 인재를 원한다. 적폐청산이라는 근사한 명분을 내세우지 않더라도 시대는 강골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사전에서는 강골을 '단단하고 굽히지 아니하는 기질', '단단하고 굽히지 아니하는 기질을 가진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우리가 머리속으로 상상하는 그대로다. 사전적 의미 처럼 강골은 쉽게 될 수 없다. 누구나 강골이 될수는 없다는 얘기다.
고전에서도 강골이 된다는 것은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중국 고대 사상가이자 법가 학파를 대표하는 한비자(기원전 약 280~233년)의 얘기를 담은 '한비자, 권력의 기술' 에는 "모든 조직은 강골 리더를 필요로 한다. 잔정과 자비심에 흔들리지 않고 강골의 리더로 살아간다는 건, 그런 성격을 타고나지 않았다면 쉬운 일이 아니다"고 씌여져 있다.
그러면서 "어찌 보면 강골의 리더로 앞서 나아가야 하는 사람은 가혹하고 모진 운명을 타고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용맹한 장군 아래 약한 졸병 없다는 말이 있다. 강골의 리더가 흔들리지 않고 자기 길을 걸어갈 때, 새로운 강골의 리더가 탄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대가 원하는 강골은 단순히 사전적 의미의 인재는 아니다. 이 역시 고전인 도덕경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강골이다. 남과 싸워 이기려고 체력을 아무리 쌓아도 강골이 될 수는 없다. 강골은 자강(自强)이며 자강은 곧 자승(自勝)이다. 강골이기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남을 이기려는 짓 승인(勝人)을 버리고 자기가 자기를 이기는 일 자승(自勝)을 닦아야 한다". 기원전을 살아가던 사상가들의 인재상이지만 4차 산업혁명시대에도 딱 들어맞는 말이다.
그렇다. 시대가 원하는 강골은 무조건 힘으로 남을 이기려는 사람이 아니다. 자기 자신부터 반성하고, 성품을 닦는 사람이다. 혁신을 위한 협업이 점점 더 필요한 이 시대는 강골의 리더십과 겸손을 요구한다. 올 1월 타임지에 게재된 2017년도 구글의 채용 인재 조건에도 리더십과 겸손이 최우선 순위로 올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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