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몸 안에서 녹는 실크 수술용 실 개발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국내 연구진이 몸속에서 녹는 수술용 실크 실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8일 농촌진흥청은 강릉원주대와 몸 안에서 녹는 실크 소재 수술용 실인 '흡수성 실크 봉합사'를 개발하고, 실크 실이 몸속에서 녹는 작용 원리를 알아내 국제 학술지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실크는 생체적합성이 뛰어난 천연고분자로 수술용 실로 사용됐는데, 녹지 않아 꿰맨 상처가 나으면 실을 제거해야해 몸 밖의 상처를 봉합하는 용도로만 사용됐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한 수술용 실은 몸속에서 스스로 녹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진이 동물실험으로 이식 11주 후 흡수성 실크 실과 현재 임상에서 사용하는 시판 흡수성 실을 비교한 결과, 흡수성 실크 봉합사는 59.5%, 시판 흡수성 봉합사는 56.4%로 비슷한 흡수성을 보였다.

또 이식 후 몸속에서 아미노산 형태로 흡수돼 인체에 무해한 것이 장점이다. 인장 강도와 봉합 강도 등 물리적인 성질도 시판되고 있는 흡수성 봉합사와 비슷하거나 우수한 성적을 나타냈다.

특히 이번에 개발한 실크 수술용 실은 식품첨가제로 사용되고 있는 '4-hexylresorcinol(4-HR)'을 실크에 결합해 만든 것이다.

기존 실크 실에 간단한 가공 절차를 거쳐 만들 수 있어, 가격이 저렴해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흡수성 수술용 실은 합성고분자 소재로 일반 실크 실보다 가격이 4배 가량 높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흡수성 실크 봉합사는 특허출원을 완료하고 실크의 생분해 기작을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2월호에 게재했으며, 산업체 기술이전을 완료했다.

조유영 농진청 잠사양봉소재과 농업연구사는 "수술용 실은 세계 의료용 소재 판매가 가장 많은 제품으로 흡수성 실크 봉합사 개발로 국민건강 증진과 양잠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