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불안'…국민연금 임의가입 급증
'투자 불안'…증시 주변 자금 300조 육박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불안사회' 진입으로 지갑이 닫혔다. 소득이 증가해도 소비는 둔화되는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급격한 고령화 사회 진입과 경기 침체로 노후, 고용 불안이 증가되면서 소비 대신 저축을 늘리는 '돈맥경화'인 셈이다.
국민총처분가능소득은 소비나 저축으로 쓸 수 있는 소득으로 '국민총소득'에 국외순수취경상이전'을 더한 금액이다.
같은 기간 민간소비는 203조996억원으로 전분기 201조9336억원 보다 0.5% 늘어나는데 그친 반면, 정부소비는 63조2085억원에서 64조5230억원으로 2.0% 늘었다.
식품 등 생활물가 인상에 비해 소득 증가가 둔화되고 있으며, 추후 금리인상으로 인한 전세값 부담, 급증하고 있는 가계부채 등으로 인해 돈을 모아두자는 심리가 강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단순 저축 뿐만 아니라 노후대비를 위해 국민연금에 자발적으로 가입하는 사람도 급증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자발적으로 국민연금에 가입해 보험료를 내는 임의가입자는 2014년 20만2536명에서 꾸준히 늘어 지난달말 현재 31만7800명에 달했다.
임의가입자는 18살 이상 60살 미만 국민 중 가입 의무가 없지만, 연금을 받기위해 본인 의사에 따라 국민연금에 가입하는 사람으로 주로 전업주부와 만 27세 미만 학생, 군인 등이다.
2011년 17만1134명으로 10만명을 돌파한 임의가입자는 2012년에 20만7890명으로 급증했다. 장기가입자 역차별 논란으로 2013년 17만7569명으로 떨어졌지만, 2014년 20만2536명, 2015년 24만582명, 지난해 29만6757명으로 신장했다.
의무 가입이 끝난 만 60살 이후에도 연금을 더 받기 위해 보험료를 내는 임의계속가입자 수도 점점 늘고 있다. 임의계속가입자는 4월말 현재 31만1089명으로 임의가입자와 마찬가지로 31만명에 달했다.
수중에 돈이 있지만 투자 수요를 찾지 못해 떠도는 자금도 확대일로다. 최근 코스피가 사상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면서 증시 내 투자처를 찾는 대기자금이 300조원대로 크게 늘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증시 주변 자금은 298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2%, 33조원이 늘었다.
이 자금은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넣어둔 투자자 예탁금이나 개인이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서 대출받은 신용융자 등 주식 매수에 바로 사용될 수 있는 돈을 의미한다.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창출로 소비를 늘리는 '소득주도 성장'을 추진한다는 방침인데, 소득이 늘어도 소비 대신 저축을 하거나 투자조차 망설이는 소극적인 불안 심리를 최우선 과제로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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